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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청춘의 기억

by 사유

어느 봄날 아침, 나무 그늘 아래에서 얼레지를 만났습니다. 길가의 작은 풀밭에서 잎새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하얀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얼레지는 청춘을 상징하는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꽃이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전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 속에는 어떤 생명력, 어떤 의지가 숨어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레지의 생존 전략은 그 특유의 불규칙한 생장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이 꽃은 자주 자생하기 어려운 환경에 자리를 잡고 살아갑니다. 때로는 다른 식물들에 가려지기도 하고, 환경이 변하면 그 자리를 잃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 얼레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으려 합니다. 낮고 얕은 곳에서 조용히 자생하며, 꽃이 피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치 변화를 겪고, 고난을 견디며 더 강한 존재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입니다. 얼레지는 그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고, 결국은 아름다움을 피워냅니다.


우리도 얼레지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항상 변하고, 때로는 불확실한 미래가 우리를 압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얼레지가 그리 쉽게 자리를 잡지 못하지만 결국 그 자리에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우리의 자리를 지키고, 변화 속에서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삶의 여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길고, 그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마침내 자신만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합니다.


동양 고전에서는 이와 같은 생명력과 의지를 많이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노자는 “천하가 다 이루어져 가는 것은, 스스로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이루어진다”라고 했습니다. 얼레지가 자신의 자리에서 꽃을 피우듯, 우리는 시간을 두고 스스로 성장합니다. 변화와 역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누구나 고유한 아름다움을 발산할 수 있습니다. 급하지 않지만, 꾸준히, 그리고 지치지 않게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입니다.


서양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또한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가 매일 하는 선택이다"라고 했습니다. 얼레지가 하루아침에 꽃을 피우지 않듯, 우리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변화는 없습니다. 우리가 조금씩 쌓아가고, 걸어가는 길이 중요합니다. 큰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과정이 쌓여 결국 우리를 이루게 합니다.


얼레지의 생명력은 고난 속에서도 살아남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얼레지는 그 속에서 '청춘'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그 자체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됩니다. 꽃을 피우는 그 순간, 얼레지는 자신의 고난을 이겨낸 아름다움을 세상에 드러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삶에서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은 곧 우리의 성장의 밑거름이 됩니다. 그 고난을 이겨내고 나면, 우리는 더 강해지고, 더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습니다.


“어떤 길이든 결국 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것은 우리가 버티는 힘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얼레지는 그 작은 꽃으로, 우리의 삶에 큰 울림을 주는 존재입니다. 고된 날들이라도 우리는 끝까지 견디며 살아가야 합니다. 얼레지가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도 언젠가는 그 꽃이 피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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