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봄까치꽃에게

by 사유


찬바람이 스치던 자리에

조용히 내려앉은 너,

보랏빛 속삭임으로

봄이 온다고 말하는구나.


누구도 부르지 않은 길가에서

자리를 잡고 피어나지만

한 번도 주저한 적 없었지.

흙을 끌어안고, 바람에 몸을 맡기며.


세상은 크고 넓어

눈부신 꽃들이 가득하지만,

너는 다투지 않고

그저 네 몫의 햇살을 받아들이는구나.


작은 꽃이 전하는 기쁜 소식,

너는 겨울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바람 속에서도, 흔들리면서도.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얼레지, 청춘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