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의 봄
아무도 돌보지 않는 틈에서 제비꽃이 피어납니다. 발끝에도 채 닿지 않는 그 낮은 자리에서.
햇빛은 오래 기다렸고 바람은 다정하지 않았지만 이름 없는 곳에도 봄은 제 몫을 남깁니다.
보랏빛 하나 내려앉은 것만으로 온 세상이 조금은 다정해 보이는 날, 작은 것의 용기를 배웁니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아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마음, 그게 제비꽃이 한 계절을 피워내는 방식입니다.
생각 없이 지나칠 수 있는 주변의 풀과 나무들을 보며, 그 삶 속에 피어난 원대한 세계를 깊이 있게 사유하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모든 생명은 다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