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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낮은 곳의 봄

by 사유

아무도 돌보지 않는 틈에서
제비꽃이 피어납니다.
발끝에도 채 닿지 않는
그 낮은 자리에서.

햇빛은 오래 기다렸고
바람은 다정하지 않았지만
이름 없는 곳에도
봄은 제 몫을 남깁니다.

보랏빛 하나 내려앉은 것만으로
온 세상이
조금은 다정해 보이는 날,
작은 것의 용기를 배웁니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아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마음,
그게 제비꽃이
한 계절을 피워내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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