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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꽃

by 사유


바람 부는 언덕
거친 흙 틈 사이로
패랭이꽃이 피어납니다.
불러주는 이 하나 없는
그 외진 자리에.


비는 쉬이 멎지 않았고
달빛은 스쳐 지나갔지만
모진 날에도
꽃은 눈을 감지 않습니다.


붉디붉은 꽃잎 하나
흙빛 하루를 물들일 때면
세상은 잠시
조용해집니다.


눈길 닿지 않는 곳에서
자꾸 피어나는 마음.
그냥, 그렇게
바람은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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