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해를 향해 고개를 들지만
해바라기는
햇살만 보고 자라지는 않습니다.
구름이 머무는 날도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한참을 잊힌 들판에도
어김없이 여름은 오고
한 송이씩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기다린다는 게
무엇인지 아는 얼굴로.
누군가를 닮은 듯
묵묵히 빛을 따라가는 마음,
그게 어쩌면
희망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저문 해를 향해
끝내 등을 보이지 않는 것,
그 모든 하루가
헛되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