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개망초

by 사유


어디에든 피어 있다는 건
어디서든 버텨냈다는 뜻.
개망초는
누구의 시선에도 기대지 않고
먼저 자리를 지납니다.


흔하다는 말로
값을 매길 수 없는
하얀 꽃잎 하나,
여름 볕 아래
아무렇지 않게 피어 있습니다.


이름에 담긴 조롱쯤은
이미 오래 넘겼는지
작은 숨결 같은 그 웃음이
들판을 가만히 밝혀 줍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를 외면하지 않는 것,
개망초는
그렇게 하루를 다 쓰고
조용히 빛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쑥부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