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을 준 모기의 명복을 빈다.
♤ 과욕
여기는 경남 통영, 용호도.
편한 친구들과 잠시 쉬러 왔다.
질주하는 자동차의
매연도, 경적도 사라진 이곳.
대신,
매미와 새들의 합창이
공기를 촘촘히 채운다.
바비큐와 고구마 소주가
오감을 자극하고,
길고양이의 애교와
자연의 숨결이 운치를 더한다.
도심의 불면증은
저 멀리 한산도의
가로등 불빛에 양보하고,
나는,
달콤한 숙면의 초대에
기꺼이 응하며 눈을 감는다.
일출의 기지개가
3시간 앞으로 다가온 고요한 새벽.
"에~ 앵~~"
생존을 위한 모기의 날갯짓이
귓가를 요란하게 울린다.
귀찮음 90.
‘그래, 너도 먹고 살아야지’라는
측은지심 10.
딱 두 방만 허락하자며
조심스레 내어준 포동한 다리.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하지만 낯선
엄지발가락의 가려움.
정신 차릴 틈도 없이,
정확한 좌표를 겨냥한
2차 공격이 이어진다.
여기까지가 내 인내심의 한계.
그러나
모기는 안하무인 격으로
3차 공습을 감행한다.
두 번의 배려를
자신의 실력으로 오판한 모기의 최후는...
내 보혈로 복어 배처럼 부푼 몸통.
응징을 감지했지만
과식의 무게는 도피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과욕의 끝.
바늘에 찔린 풍선처럼 터져버리고,
그렇게,
현기영 작가님의 소설 제목처럼
‘꽃도 십자가도 없는 무덤’이 남았다.
그리고
내 몸에 남은 침 자국, 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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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와의 용호봉 전투.
그 작은 생물과의 싸움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의 전쟁을 본다.
내 마음의 그릇을 초과한
감성의 욕심과 갈증은
글로 쏟아지고,
과욕은
공감을 방해하고 나를 침전시킨다.
과욕이 남긴 가려움의 흔적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마음속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