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그림자, 주인공으로
♤ 잘 가
오늘 나는,
내 마음에서 더 이상 꺼내지지 않는
옛 기억의 그림자 하나를 지웠다.
실체가 사라진 건지,
빛이 다른 곳을 비춘 건지.
이유는 무엇이든,
바람과는 상관없이,
의지와도 무관하게,
그 기억은 조용히, 영면에 들었다.
남겨진 건, 한 줄의 묘비명.
“당신은 주체가 될 수 없는 운명이었지만,
지친 마음에 작은 그늘을 드리워
치유의 쉼터가 되어 준 존재였습니다.
이제 여기,
또 다른 기억의 주인공으로
조용히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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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여운은
그림자와 같이 묻고,
또 다른 빛에 비친 마음으로...
KTX처럼 밀려왔다,
비둘기호 타고 지워져 간 마음아.
지나온 모든 감정은
그 이유가 있었고,
그땐 모두 옳았다.
시간의 물결에
옳고 그름이 흔들릴 뿐.
가야 할 마음들아~
이젠 너의 세상으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