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는 누군가의 수고이자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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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라이킷, 그 달콤하고 애매한 신호
나의 빈 잔에 ‘브런치 작가’라는 꼬냑이 채워진 지 45일쯤.
누가 억지로 따라준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내가 좋아서, 안달 나서.
심사자의 다섯 번 거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펜을 내밀어 뚫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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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안다.
내 글, 내가 읽어도 잘 쓰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진심 하나 믿고, 남에게 해가 될까만 조심하며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왔다.
지금까지 쓴 글은 40여 편.
얼마 전, 글별 조회수를 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궁금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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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대비 라이킷 비율.
평균이 50%를 넘고, 어떤 글은 70%를 넘는다.
브런치 특성상 작가님들의 독자 비율이 높아
예의나 관례로 눌러주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읽지 않고 눌리는 경우도, 꽤 있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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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생각해 봤다.
라이킷은 예의든, 관례든, 실수든
글 쓴 이에겐 힘이 된다.
반면,
자기 객관화를 흐리고
연필에 힘만 잔뜩 들어가게 만드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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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진짜 궁금증은 이것이다.
“내 글을 진심으로 공감해 눌린 라이킷은 몇 개일까?”
이런 생각도 해봤다.
글 중간에 이렇게 쓰는 거다.
“다 읽고 공감되셨다면, 그 표시로 라이킷은 생략하고 가셔도 됩니다.”
반면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 글을 믿어 미리 누르고 완독 하는 분들은 어떡하지?”
(교정하다 보니, 라이킷 취소 기능이 있다는 것도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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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린 결론은 단순하다.
어떤 이유로든, 달린 라이킷은
누군가의 수고이자 나에겐 축복이다.
그러니 좌고우면 말고, 그냥 쓰자.
내 기록이 공식적인 자리에
소중히 보관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근사하고 벅찬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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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솔직히 고백하면
‘한 명이라도 마음에 닿으면 족하다’는 말은 진심이지만,
그래도 힐끔힐끔 숫자를 확인하는
평범하고 소심한 그냥 작가다.
그래도 그런 내가, 싫지 않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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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두서없는 글 읽어 주신다고 수고 많으셨다.
글의 마무리는 이렇게 하려 한다.
며칠 전, 아내가 던진 한마디가 떠오른다.
“철 좀 들어라.”
이 글을 빌려,
그 철을 온몸으로 대신 들고 있는
내 사랑스러운 아내의 귓가에 속삭이고 싶다.
“미안하고, 고마워.”
창밖엔 비가, 사랑처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