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예찬.

첫 한강 러닝 후 느낀 점

by 상 봉

지난주 친구들과 한강에서 처음으로 뛰었다.

기온은 낮았지만, 낮에 한 차례 비가 내려서

맑은 하늘과 개운한 공기 속에서 뛸 수 있었다.

우리는 총 20km 뛰기를 목표로 나섰다.

걱정이 조금 앞섰지만, 결과는 큰 문제없이 달성.

값비싼 러닝화나 조끼, 관련 용품 등

이렇다 할 러닝 장비 없이 뛰었음에도

한 번에 20km를 뛸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 봤다.


나는 ‘한강에서 뛰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목표한 거리를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심리적 요소 등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한강이 주는 이점이 너무 많았다.

한강 예찬론자가 될 정도로.


한강은 러닝이나 자전거 등

레저 활동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뛸 수 있는 코스도 대부분 잘 정비되어 있어서

기본적인 개인 장비로도 충분히

오랜 시간 먼 거리를 뛸 수 있었다.


또, 편의점이 곳곳에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뛰다 보면 수분 보충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적당한 거리를 간격으로 편의점이 있어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화장실과 음수대도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는 것도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요소.


한강은 이러한 운동을 위한 공간뿐만 아니라

친구와 연인, 가족과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최적이다.

봄과 가을 즈음 날씨가 좋을 때면,

한강공원 곳곳에서 돗자리를 깔고 웃음 넘치는 대화와

맛있는 음식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뛰면서 더 깊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지나쳤던 여러 대교의 수를 가늠해 보면서,

또 강을 가로지르는 자동차와 지하철을 보면서

‘한강의 기적’이라고 표현될 수 있었던 이유와

그만큼 경제 발전이 이뤄진 모습 속

나의 존재를 새삼 느꼈다.


한편, 서울과 같은 대도시 규모에

이렇게 넓고 큰 강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템즈강과 프랑스 센강 등이 있지만

이 정도로 넓거나 길지 않았던 것 같기 때문이다.

실제로 찾아보니, 위의 도시들 규모에서는

한강이 가히 압도적이라고 한다. (폭부터 1.2km 정도)


그 널찍한 길이와 폭에서 오는 여유로움은

서울이 살기 좋은 도시라고 느끼게끔 만든다.


또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볼 수 있다면,

예부터 선조들이 이 강줄기를

치열하게 확보하려고 했던 이유가

과연 무엇 때문이었는지 떠올려 보게 된다.


그리고 뛰면서 한강의 상류,

그러니까 그 수원지는 어디인지

궁금해지는 순간도 만나게 되었고

이 강의 길이만큼 끊이지 않는 이야기들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강과 그 주변에 펼쳐진 자연 위에

생활 반경이 놓여 있다는 사실은

새삼 기쁘고 놀라운 감정을 만든다.


한강이 흘러가는 모양새나

사람의 손을 거쳐 위아래로 건설된 도로와 건물들,

그 사이사이 초록을 바라보는 것 자체만으로 흥미롭다.


게다가 그 물결과 윤슬이 흔들거리는 것처럼

수많은 이야기와 말이 이어져 왔던 것은

더더욱 이 한강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재료인 것 같다.


더 추워지기 전에 한강에서

숨을 힘껏 들이쉬고 내뱉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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