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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에서 시작한 생존 요리

사자구의 의식주 21편

by 사자구

나는 신도시에 살고 있다. (편의상 ‘포도시’라고 부르겠다.) 포도시가 만들어진지 만 2년이 되었을 때 이곳으로 이사 오게 되었다. 이전에 신도시에 살아본 적은 없어서 깔끔한 도로와 아파트에 반했다. 자차로 출퇴근 시간이 편도 15분인 점도 마음에 들었다.


내가 선택한 집 근처는 아직 짓고 있는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었다. 텅 빈 부지도 있어서 마치 도시 계획 게임의 실사판을 보는 느낌이었다. 도시가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살고 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처음에는 집 앞에 외식할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짜장면 배달도 오지 않거나 한 시간 이상 걸렸다. 먹고 싶은 게 많은데 멀리 나가야만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인터넷에 레시피를 찾거나 엄마에게 레시피를 물어봐서 간단한 것부터 하나, 둘 해 먹기 시작했다. “거긴 배달 안 가요.”라는 말에 오기가 생겨서 해 먹었던 요리 중 하나는 ‘아귀찜’이다.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아귀찜 (2인분)

1. 아귀 300g을 물 없이 중 약불에 10분 정도 익힌다.

2. 고춧가루 3T, 다시다 1T, 전분가루 1T, 간마늘 1T, 물 조금을 넣고 다소 뻑뻑한 소스를 만든다.

3. 2번 소스를 익힌 아귀에 넣고 섞는다.

4. 콩나물, 미나리를 넣고 살짝 데쳐지면 마무리한다.


무작정 시도해본 것인데 의외로 한 번에 먹을 만한 결과물이 나와서 놀라웠다. 손질은 나에게 너무 어려워서 냉동 손질 아귀를 썼다. 가장 중요한 MSG의 위력으로 맛있었다. 첫 시도 이후에 가끔 집에서 해 먹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상권이 잘 형성되어서 나가 먹을 곳도 배달 오는 곳도 많아졌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여러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 먹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IMG_7403.jpeg 먹기 전에 깨를 뿌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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