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구의 의식주 24편
신도시로 이사 오면서 운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출퇴근 시 자차를 이용하면 편도 15분 정도 걸린다. 대중교통은 버스를 두 번 이상 갈아타거나 1시간에 한 대있는 버스를 1시간 가량 타야 한다. 그래서 나는 갑자기 초보 운전자의 모험을 시작하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같은 반 친구가 있었다. 그때부터일까 자동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다. 당연하게도 운전하는 것에 관해 큰 흥미를 느끼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런지 차를 사고 나서도 한참을 주차장에만 모셔놨다.
자차를 이용하면 어마 무시하게 시간 절약을 할 수 있다. 이 대의를 가지고 결심 끝에 도로 연수 10시간을 신청했다. 첫 번째 수업 시간에 도로에서 주행하는데 시속 30km도 왜 이렇게 빠르게 느껴지는지… 학생인 나의 상태는 어떤 명강사가 와도 제대로 된 수업이 진행되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2번째 수업을 한주 연기하고, 막연한 두려움을 지식으로 무장하기로 했다. 유튜브에 드라이브 꿀팁 강사님들의 수많은 강의를 찾아보았다. 사이드미러 보는 법, 차선 변경 공식 등 다양한 이론을 알게 되었다. 출퇴근이 첫 번째 목표였기 때문에 출퇴근길의 차선과 신호까지 외워 버렸다. 어디에서 자주 막히고, 주로 사고가 많이 나는지 등 도로 사정도 파악했다.
이런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2번째, 3번째 수업에 임하니 운전이 한층 편해져 갔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이론을 먼저 알고 실천하는 것이 편한 사람인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차가 너무 많거나 복잡한 길은 무섭다. 그래도 출퇴근길은 편안하게 다니고, 운전자로서의 드라이브를 즐길 듯 말 듯한 정도가 되었다.
신도시는 대부분 길이 넓은 편이라 일반 운전자에게는 운전하기 편리하다. 그렇지만 나와 같이 신도시로 이사 와서 갑자기 운전을 시작한 이들에게는 첫 시도가 어려운 것 같다. 포도시를 포함한 신도시 어딘가에 있을 나와 같이 두려움이 많은 초보 운전자들을 응원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