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공간이 아니라, 쉴 공기가 없다.
집. 홈. 호우옴. 집은 허리를 펴게 해 주고, 마음을 펴게 해 준다. 영혼을 기대어 쉴 수 있게 하고, 얼어붙어 울지도 못하던 마음을 터트려 울게 하고, 응고되었던 피를 풀어주고, 단단히 굳었던 감각들을 각성시켜 주고, 피부를 환하게 해 주고, 어렸을 때의 미소를 돌아오게 한다.
그런데 나는, 집이 없다. 집이 있지만 없다. 사라졌다.
집은 공간이 아니다. 공기다. 이제 나에게는 공기가 없는 것이다. 영혼이 깊은숨을 쉴 수 있는 공기가 없는 것이다. 숨을 쉴 수 없다. 숨을, 숨답게 쉴 수 없다. 그래서 도무지 쉴 수 없다.
어렸을 때 좁은 골목에서도 하루 종일 모험과 두려움, 우정과 미움, 환상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름날의 해 질 녘, 이제 친구들과의 구슬치기나 막대기 야구 놀이도 재미없어질 무렵, 저 멀리서 청록색 양장 치마를 입고 가방을 들고 총총걸음으로 회사에서 돌아오다가 아이들 무리 속에 있는 나를 찾고서 환하게 웃는 엄마를 보면서, 내게 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집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 깊은숨을 들이쉴 수 있는 산소도 없고 벌컥벌컥 마실 물도 없다. 모험도, 놀이도, 삶도 없고, 밥도 없다. 그러니까 다 됐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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