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구석구석 숨어있는,
친구야.
귀 기울여 숨죽인 사연들을 들어봐.
두 손 땅에 짚고
대지에 귀를 바싹 붙이고 엎드려
폴락폴락 나는 나비 울음 소리
가만히 들어 봐.
씩씩함이 아니라
먹먹함을 가진 사람이 되어
영혼을 담아 봐.
억지로 애써
살리지 말고
가만히 어여쁜 이마에 손을 대어 봐.
모세혈관과 같이
복잡하고, 약하고, 섬세하고, 거친
사정과 사정이 맞부딪히면
각각의 울분이 터져나올 수도
눈물겨움이 베어나올 수도 있는데.
친구야,
너는 어느날
꽝꽝 언 마음 발견하거든
살얼음 위에 망치질 해
울분을 터트리는 사람이 되지 말고,
조용히 손수건 꺼내
훌쩍이는 눈물겨움을 닦아주렴.
깨트리려 하지 말고
가만히 안아줘.
녹을 수 있도록.
눈빛과 눈빛이 부딛혀 언 마음 부서지면,
주르르 빙하 흐르고.
사랑은 모성으로 하는 것.
사람은 사람을 찾고
영혼은 영혼을 찾고 있는 거야.
맞부딪혀 울릴 수 있는 울림을 찾는 거야.
사랑이 깊으면 슬픔도 깊어.
은밀하고,
사적이고,
편파적인 사랑을
영혼에 한가득 담은 사람의 울림에
귀를 기울여 봐.
잘 봐봐.
목놓아 울고 있잖아.
보라빛 화장 하고,
삐에로 웃음 지으며,
껑충껑충 걷고 있는 저 사람
눈.
* 그림 Mark Roth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