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살도록
음식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은, 정말 포스트 위드아웃 엄마 이후 처음이다. 매일 검은색과 회색의 날을 반복하는 날들. 음식 사진을 올릴 이유도 시간도 없었다. 혹독하게 사랑을 했고,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그토록 마음이 너무 약해져 있었는지, 예전의 따듯했던 시간을 함께 한 사람들을 만나 나는 뜻밖에도,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아득한 따뜻함을 느낀다. 정말 오늘 함께 한 사람들은 내가 속으로 얼마나 따뜻했는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은 어찌되었든, 그 누가 되었든,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새롭게 힘을 얻는 존재로 태어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득한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살아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웃으며 먹고 마시며, 음식과 함께 뜨거운 무언가를 삼키도록, 그렇게 안으로 울도록 만들어졌나 보다.
때때로 나는 사람들을 무시할 만큼 강했는데. 아무것도 아닌 작은 모임에 이렇게 감동을 느끼고 울컥해지는 할아버지가 될 줄은 몰랐다. 갤러리 모퉁이의 어느 한 곳에서 하나의 그림을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주르륵 눈물이 흐르는 것처럼 문득, 그래도 지금 내가 여기에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며 생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어디서 생의 에너지가 흘러 들어왔는지, 들떴는지, 나는 공연히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을 다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