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한다는 것은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는 것이다.
이른 아침에 도서관에 가서
당장 필요도 없는 영어 단어를 외우고 독일어 문법을 공부하는 것이다.
아무 의미도 없이 단어를 외우고 문법의 규칙을 이해하는 일에 집중하며
오후가 오기를, 저녁이 오고 다시 잠자리에 들기를,
한 주가 가고 한 달이 지나며
곧,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워한다는 것은 일곱 시 반에 스타벅스에 가는 것이다.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켜 머그컵을 손으로 꼭 감싸 쥐고 조금씩 홀짝이면서
차가운 겨울 공기에 하얗게 김이 서린 유리벽 너머 활기찬 아침 출근길 거리를 희멀겋게 바라보며
당신을 잊고 또 잊는 것이다.
그리워한다는 것은 규칙을 만드는 일이다.
모든 질서가 파괴되어 버린 나의 세상에 의미 없는 규약들을 만드는 일이다.
새로운 원칙 속에 저며들며 당신에게 다가가고, 또 당신을 잊을 수 있는,
아주 작은 규칙들을 그것을 어기면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벌벌 떨고 긴장하며 철저히 지키는 일이다.
쓸데없이 찬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 페달을 구르고,
쓸데없이 열심히 요리를 해서 밥을 먹고,
쓸데없이 뛰는 일이다.
그리움은 원칙 속에 압축되어, 꽉 접은 팔뚝에 사랑받던 이마를 묻고 엎드리어 남몰래 숨죽여 흐느낀다.
그리움이란
새까만 우주에 던져져
이제 아무 질서도 찾을 수 없이
무한한 무질서로 팽창되고 있는 나를,
그리움에 비하면
너무 하찮게 사소하고 무의미하고 허무한 규칙들 속으로
먹먹임을 삭이며 밀어 넣는 일이다.
그러니까 그리워한다는 것은 내게
규칙 속으로
달려가며
당신을 기다리는 일.
꼭 기다려. 달려갈게.
모든 규칙들을 압축해서
울음을 삼키며
곧 당신 앞에
홈 헤드 슬라이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