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미국의 영혼의 한 축이 트럼프라는 사실이 전 세계의 불행의 한 축이기도 하다.
미국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그는 세상을 압축해 놓은 듯한 미국이라는 복잡다단한 영혼의 한 부분이며, 미국은 이 세계의 말썽스러운 한 축이다.
도날드 트럼프는 교회 안에도 있으며, 친구 사이에도, 가족 안에도 있다. 아, 내 안에도 있다. 트럼프를 닮았거나 그렇지 않은 내 안에 있는 어떤 하나의 분노나 욕망, 교만함과 같은 죄된 본성은 나라는 우주 안에 있는 불행의 한 축일 것이다.
그것을 알지 못하고 계속 그 어둠의 인물을 나의 우주 속에서 한 영역을 지배하는 프레지던트로 두고 살아간다면, 나는 짤막한 삶을 사는 동안 내내 괴로워할 것이다. 단언컨대 절대로, 결코 의미 있게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나는, 행복하지 못할 것보다 훨씬 더 두려운 것이 있다. 자유로울 수 없으리라는 것. 내 안의 트럼프 매터matter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나라는, 견고하고 지리멸렬한 담장 안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으리라는 것.
온 세상이 그를 손가락질하지만, 트럼프는 내게 익숙하다. 연인의 침 냄새가 낯설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나도 파괴적이고 냉혹하고 때때로 욕망을 숨길 수 없다. 그는 아메리카의 영혼일 뿐 아니라, 나와 너의 초상이다.
우리 욕망이 몬스터 크리스천 도날드 트럼프를 뽑았고, 이명박 장로를 뽑았고, 윤석열을 뽑았는데. 새삼 그들만 악마화한다는 게 차마 내키지 않아 침만 삼키게 된다. 내 안과 내 밖의 몬스터는 키스하는 연인의 침처럼 끈적끈적하게 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