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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비나 Aug 25. 2023

0이라는 숫자의 특별함

숫자에 연연하지 않을 때가 왔습니다.

모든 건 0에서 시작한다.

교사가 되기 위해 걸어온 길에

내 인생에 0이라는 숫자의 존재감은 없었다.

모든 시험에 백지를 내지 않는 이상,

뭐라도 쓰는 이상 0점이란 점수를 받지는 않는다.

교사가 되기까지 100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그리고 가르치는 일만 하던 내가

새해 다짐에 쓴 '브런치 작가' 되기.


그렇게 1월에 난 '작가'라는 타이틀을 받게 되었다.

하얀색 브런치 글쓰기 창이 무척이나 설렜다.

그렇게 내 발행글 숫자가 0에서 1이 되었다.


구독자 0명.


본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꿈을 꾼다는 것은

0에서 시작하는 일이었다.


학교에서 주어진 대학을 향한 꿈,

부모님께서 추천해 줬던 교사라는 꿈은

0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갖고 있는 것이 많기도 했고,

주어진 환경도 0이 아니었기에.


브런치를 시작하며 내 글은 어느새 60개를 넘어갔고,

구독자는 300명을 앞두고 있다.

누적 조회수는 142,819이 되었다.


남편은 웃으며 말하곤 한다.

"14만 명이라는 숫자는 정말 대단한 거야.

14만 명이 한 줄로 서면 얼마나 길겠어?"


그런데 어느새 구독자 수를 신경 쓰고 있는

내 마음을 마주한 날, 적잖이 당황했다.


구독자 한 명이 줄어들면, 고민했다.

'내가 상처 주는 글을 썼을까?'

'내 글이 별로였나?'

'다른 사람들의 구독자는 왜 저렇게 많을까?

무엇이 그들을 구독하게 만들었을까?'


그렇다.

0이라는 숫자의 특별함을 잊은 것이다.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이 뭐였더라?'


브런치에서 작가에게 배지를 주면서

브런치에는 여러 글이 쏟아졌다.

받지 못한 사람의 서운함,

글쓰기에 권태기를 느끼는 사람의 글.


우리 모두 잊은 것이 아닐까?

시작의 숫자, 0의 존재를.

무한한 가능성을,

그 그릇의 크기를 자신조차 가늠하지 못했던

그 0이라는 특별함을.


새로운 도전으로 시작한 나의 인스타그램도

어느새 팔로워가 300을 앞두고 있다.

그것 역시 0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잊곤 한다.


한 명이라도 구독하고 팔로잉하는 순간

사라지는 0이라는 그 숫자는

잊어버린 초심이었다.

아직도 채워갈 것이 많은 나의 성장 그릇이었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을 때가 왔습니다.
무한히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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