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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비나 Oct 01. 2023

"ADHD 지피지기 백전불태-기본편/공부편", 김강우

<당신이 ADHD라고 해서, ADHD가 당신은 아니다> 서평

ADHD와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어봤지만,

성인 ADHD를 위한 책은 잘 읽지 않게 됐었다.

나와는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연히 알게 된 @kwoo 작가님이 운영하시는 오픈 챗방에 들어가 여러 성인 ADHD인 분들을 보면서 '지백이'라고 불리는 이 책을 알게 됐다.

그렇게 난 이 책을 며칠에 걸쳐 정독하게 되었다.


<당신이 ADHD라고 해서, ADHD가 당신은 아니다>라는 책은 김강우 작가님이 10여 년 동안 ADHD 치료를 받으면서 생활과 공부를 해온 노하우를 담아낸 책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을 이렇게 부르고 싶어졌다.

역행자

ADHD를 제대로 알고, 끊임없이 자신을 끌고 가던

ADHD로부터 진정으로 '역행'해냈다.


작가는 많은 ADHD인들이 가야 하는 정도를 스스로 부단히 노력하여 찾아냈고, 성인 ADHD인들이 ADHD를 핑계 삼아 회피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쓴 것이 느껴졌다.


"저는 학교에 적응을 못 하고 한 달간 무단결석을 합니다. 그리고 자퇴하죠."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이 작가가 갔던 '자퇴'라는 길을 내 아이가 가려고 하는... 그 결정을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순탄치 않았던 ADHD인의 학창 시절, 나 역시 학교에서 우리나라 시스템이 놓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곤 한다.


"당신이 하면 됩니다.

우리는 앞으로 이런 자세로 살아가야 합니다."

"당신도 그러라는 법 없습니다."


ADHD라고 해서, 인생이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계속해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다.  


ADHD 아이들은 어쩌면 'Lucky'한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부모 손에 이끌려 정신과에 갔고, 어두운 학창 시절을 겪지 않도록 부모가 온 마음 다해 함께 노력하고 있으니까.


성인이 되어 ADHD를 알았다면...

 스스로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노력해도 풀리지 않는 것인지' 그 해답을 찾으러 정신과에 스스로 병원을 여러 군데 돌아다니며 무던히 노력하는 성인들은 어쩌면 더 힘들고 외롭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할 마음은 일단 시작하면 생긴다.

작가는 '꺼벙이'와 '현명이'를 통해, ADHD인이 가져야 할 현명한 자신을 스스로 찾도록, 자각하도록 서술하고 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습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는 부분이었다.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이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사실 세모를 키우면서 느낀 점이 있다.  ADHD가 학습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에서 가장 어렵게 만드는 것이 바로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뭘 시켜도 자꾸 미룬다. 뭘 시켜도 "5분만!"을 외친다.

 주의력 전환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하던 것을 멈추는 것도 어렵고, 시작하는 것도 어렵다. 이것에 대한 해답은 그냥 시작하는 것뿐.

"할 마음은 일단 시작하면 생기니까."



비, 비참해지거나,
교, 교만해집니다.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 역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감정이 아닐까?

'비교지옥'

비참해지거나 교만해지는 것이다.

약을 먹는다고 해서 우리 아이가 우수한 아이가 될 거라는 기대, 그 기대 때문에 많은 부모들은 단약을 하거나 과하게 약을 먹이기도 한다. 반드시 "우리가 왜 아이에게 ADHD 약물 치료를 시작했는지" 그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체중이 늘어 증량해야 할 때, 부작용이 심해 약을 변경해야 할 때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내 아이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 그 기준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을 때 비로소 정확히 세울 수 있다.



한 번이라도 더 참고,
한 번이라도 더 애쓰는 삶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ADHD가 있어도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작가가 쓴 이 문구가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난 나의 세모가 위대한 성공을 하길 원하지 않는다.


다만,

"한 번이라도 더 참고,

한 번이라도 더 애쓰는 삶"을 살아낼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닌 사회인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더할 나위 없이 대견할 것이다.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이 책을 읽었을 때,

이 책을 사서 밑줄을 치며 읽고

부단히 노력하는 성인 ADHD인들에게

깊은 응원을 보내고 싶었다.


당신의 노력이 ADHD 아이들에겐 희망이 될 것이며,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깊은 응원이 될 거라고.

그리고 자신을 이기는 싸움을 꼭 이기길 바란다고.


이 책을 읽고, 실천하는 '역행자'에게-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오늘의 '나'를 만나는 삶을 선물 받기를!



https://brunch.co.kr/@dr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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