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말씀을 드려요.
작년에 브런치 작가 도전에 실패하고 글을 쓰는 것을 멈췄었습니다. 세모의 ADHD 진단이라는 큰 이벤트가 있었기도 했고, 그 진단명이 뭐라고 울면서 죽고 싶다고 대뜸 전화를 걸고 엉엉 울던 저를 바로 센터로 소환해서 긴급 상담을 받아주셨던 상담센터 원장님 덕분에 저란 사람을 알아가는 긴 과정을 겪어내느라 참 바쁜 시간을 보냈거든요.
저를 잘 알고 나니 그제야 세모와 저를 분리할 수 있었어요. 거기부터가 치유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저만의 치유가 아니라 세모와 저, 그리고 우리 가족들의 치유요.
그 과정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일들을 겪으면서 저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아이의 진단명을 제 가슴에 안고 동굴 속에 사는 듯했어요. 그래서 매일 책을 읽었어요. 많은 작가들의 글에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 덕에 일어섰지요.
하지만 ADHD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는... 그리고 교사로서 학교에서 ADHD 아이를 만났을 때 어떻게 제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도움을 받을 책을 만나진 못 했어요. 약물이며 비약물 치료며 다양한 전문의들의 지식이 담긴 책에서 깊은 위로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겪어내는 그 감정의 소용돌이를 헤어 나오는 여정을 기록하고 싶었어요. 꾸준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부족한 필력으로 저를 위로하는 마음에서 적어 내려 갔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참 무서운 것이더라고요. 글을 쓰면, 그 말이 진짜여야 하기 때문에 제 말과 행동을 제가 쓴 대로 지키려고 노력해야 했어요. 그래서 세모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되어가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나누며 저는 또 성장했습니다.
그 과정들을 지나 첫 글들을 발행해 보며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라이킷을 받을 때마다
“당신의 세모가 조금 달라도 괜찮아요.”
“당신의 마음은 틀린 게 아니에요. 너무나 정당해요.”
라는 응원을 받는 듯했어요.
구독자 한 명이 늘 때마다
“누군가가 나를 지지하는구나.”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주는구나. “
라는 깊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고 구독하기 위해 특별히 브런치에 가입한 듯한 구독자- 구독하고 있는 작가가 저와 달랑 브런치 하나인 구독자분들을 볼 때면, ‘또 한 명의 부모님이 동굴에서 나오셨구나.’하고 안도하기도 했어요.
우리 세모 같은 신경다양성의 아이들을
키워내는 부모님들이 서로 연대하여
단단하고 바른걸음으로
함께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진심을 담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다정하고 소중한 100명의 구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