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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비나 Jun 20. 2023

“엄마 좋아.”

이 말은 언제까지 들을 수 있을까

“엄마 좋아.”


요즘 말이 트인 둘째가 나에게 매일 하는 말이다.

남편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가 15년 전인데 그때만큼 내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한,

말 그대로 ‘심쿵’의 고백이다.


‘애들은 다 엄마 좋아하는 거 아냐?‘

하고 생각했다가도


‘어쩌면 이 아이는 태어나서 날 보는 순간부터

이 말을 열심히 배워온 것이 아닐까.‘


‘엄마‘를 배우고

‘좋아.‘를 배워서 그 두 단어를 함께 말하기로

했을 땐, 아이만의 마음이 있었겠지.



이 말을 주로 해주는 때에는

입을 아~ 하고 벌리면서 내가 해준 계란찜을 밥과 함께

한 입 가득 먹고선 맛있다고 웃으며 “엄마 좋아.”


딸아이의 머리를 한쪽 팔에 기대게 하고선

젖 먹일 때 자세로 안아주고선 예쁘다고

뽀뽀를 쪽 해줄 때 나에게 거침없이 고백을 날려준다.

“엄마 좋아.”


“엄마도 네모 네가 좋아. 사랑해. “


그러다 문득,


‘엄마 좋아.’라는 말을 나는 우리 엄마에게

언제 해봤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엄마는 아직 내 곁에 있건만

난 엄마가 참 좋건만

얼마나 표현하고 지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엄마 좋아. 너무 좋아. “


결코 작지 않은 마음인데 분명 딸아이 나이 때보다

내 사랑은 커졌을 텐데 어째 표현은 더 어색해졌다.


그래도 엄마가 되고 나서

분명히 알게 된 건

나의 딸이 내게 “엄마 좋아.”라고 말하지 않는 때가

와도 나의 딸이 얼마나 나를 간절히 사랑하는지

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타당한 사랑을 받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너의 마음속에 날 떠올렸을 때

미소가 지어진다는 것은

참 뿌듯한 일이다.

나의 부모 노릇을 충실히 해냈다는 의미기에.


이 또한 널 만나지 않았으면

알지 못했을 사랑이다.



*사진 출처-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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