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언제까지 들을 수 있을까
“엄마 좋아.”
요즘 말이 트인 둘째가 나에게 매일 하는 말이다.
남편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가 15년 전인데 그때만큼 내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한,
말 그대로 ‘심쿵’의 고백이다.
‘애들은 다 엄마 좋아하는 거 아냐?‘
하고 생각했다가도
‘어쩌면 이 아이는 태어나서 날 보는 순간부터
이 말을 열심히 배워온 것이 아닐까.‘
‘엄마‘를 배우고
‘좋아.‘를 배워서 그 두 단어를 함께 말하기로
했을 땐, 아이만의 마음이 있었겠지.
이 말을 주로 해주는 때에는
입을 아~ 하고 벌리면서 내가 해준 계란찜을 밥과 함께
한 입 가득 먹고선 맛있다고 웃으며 “엄마 좋아.”
딸아이의 머리를 한쪽 팔에 기대게 하고선
젖 먹일 때 자세로 안아주고선 예쁘다고
뽀뽀를 쪽 해줄 때 나에게 거침없이 고백을 날려준다.
“엄마 좋아.”
“엄마도 네모 네가 좋아. 사랑해. “
그러다 문득,
‘엄마 좋아.’라는 말을 나는 우리 엄마에게
언제 해봤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엄마는 아직 내 곁에 있건만
난 엄마가 참 좋건만
얼마나 표현하고 지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엄마 좋아. 너무 좋아. “
결코 작지 않은 마음인데 분명 딸아이 나이 때보다
내 사랑은 커졌을 텐데 어째 표현은 더 어색해졌다.
그래도 엄마가 되고 나서
분명히 알게 된 건
나의 딸이 내게 “엄마 좋아.”라고 말하지 않는 때가
와도 나의 딸이 얼마나 나를 간절히 사랑하는지
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타당한 사랑을 받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너의 마음속에 날 떠올렸을 때
미소가 지어진다는 것은
참 뿌듯한 일이다.
나의 부모 노릇을 충실히 해냈다는 의미기에.
*사진 출처- 123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