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말을 쌓아가나요?
요즘 부쩍 인스턴트를 많이 먹었다.
이 나이에도 얼굴에 여드름이 난다.
“엄마, 여기 아야 했네? “
둘째를 재우려 옆에 누웠더니 혀 짧은 소리로
아무도 관심 없는 내 피부의 안부를 물어준다.
(귀여운 내 딸내미!)
“응, 엄마 여기 아야 했는데 빨개?”
“응! 엄마, 초록색 꼭꼭 씹어서 많이 먹어야 해.
아이스크림이랑 사탕 많이 먹으면 안! 돼!
딱 한 개만 먹어야지. 알았지? “
단 거 많이 먹거나 시중 판매 과자를 먹으면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둘째에게
내가 늘 해주던 말이다.
내가 말한 것들을 그대로 들려주는 아이들을
보며 내가 어떤 말들을 해주고 있나
새삼 확인하는 순간들이 불쑥 찾아온다.
첫째는 항상 둘째에게
“오구, 우리 네모 너무 잘한다!”
라며 고작 9살짜리가 어른 흉내를 제법 내며
아기의 기를 바짝 세워주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나에게 안부를 물어주는 아이들의 말도...
“엄마, 잘 잤어? 엄마 예쁘네? “
다 내가 해준 말들이다.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내가 말한 것들을
자동 녹음을 해서 꼭꼭 마음속에 쌓아두다가
적당한 때 찰떡같이 재생해 준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배운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너희에게 해줘야겠구나.’
내일은 또 어떤 말을 쌓아볼까?
내가 다시 듣고픈 말들을 고심해서,
정돈해서 너희의 마음속에 꾹꾹 저장해야지.
*사진 출처- urbanbru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