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돌아오는 문턱 너머에서
지난 두 달여 동안 브런치를 잠시 쉬었다. 아예 글쓰기 자체를 쉬었다.
그동안 정말이지 무진장 바쁘게 돌아다녔다. 벵갈루루를 떠나 치앙마이를 시작으로 해서 방콕, 태국에서 한동안 머무르다 한국으로 향했다. 참, 태국에서는 장염에 걸려서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까지 꼬박 3주 정도를 고생했다. 열이 39도까지 오르며, 인생에서 그토록 아팠던 경험은 없을 것만 같은 무시무시한 장염. 한동안 건강을 회복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 그리고 친척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이 조금은 낯선 남편을 데리고 경주, 부산, 안동, 대구, 서울을 포함한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다. 두 번째 방문인 부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가 처음 가보는 장소들이었다. 부산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로서 경주가 뽑혔다. 역시 외국인 관광 1순위 도시인 경주답다.
한국에서의 자투리 시간 동안 여러 가지 것들을 쳐냈다. 한국에서 한동안 지내지 않는 사람은 모처럼 들어오게 되면 그렇게 해야 할, 그리고 하고 싶은 일들이 산처럼 그득 쌓여있다. 그렇지만 그런 잡다한 것들 외에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낸 것은 바로 책 읽기였다. 집에서 도보 십 분 거리에 있는 동네 서점의 존재는 지난 일 년여간 내가 가장 그리워했던 장소였다.
한 달 남짓의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책들을 읽으려 노력했다. 미약하나마 필사 연습도 끄적거려 보았다. 이것은 나 자신에 대한 한 가지 실험이기도 했다. 이만큼의 인풋을 주었으니 과연 아웃풋은 어떻게 달라질까? 긴 휴가가 끝나고 난 후 나의 글쓰기는, 나의 문장들은 어떻게 달라질까? 그리고 정말로 읽고 필사하는 만큼 문장력이 향상될 수 있을까?
약 3개월 만에 돌아온 캐나다 캘거리의 우리 동네는 춥고 고요하다. 개발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도시이기 때문에, 동네는 예쁘고 아름답지만 각종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떠나기 전과 사뭇 다르지 않은 풍경도 보이지만, 그 사이 이곳저곳 공사가 진척된 곳도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여름 즈음에는 동네 첫 번째 카페와 식료품점이 문을 여는 풍경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