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꼬 사무이 그리고 리조트

꼬 사무이를 갈 예정이라면 반드시 리조트에서 머무르세요

by 금파랑

작년 연말과 올해 초를 슬쩍 걸쳐 보냈던 긴 휴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2025년 11월 말 즈음부터 시작하여 올해 1월 초까지 우리는 긴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사실 이것은 우리 만의 소소한 연례행사이다. 혹독한 캐나다의 추위를 피할 겸, 아시아에 있는 서로의 가족을 만날 것도 겸해서 말이다.


남편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벵갈루루 공항을 출발하여 태국 방콕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태국 국내선으로 환승하여 태국 남부의 작은 섬, 꼬 사무이(Koh Samui)로 향했다. 그리고 그때의 우리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번 태국 방문이 앞으로 내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보내게 될 바캉스라는 것을 말이다. 이것은 긴 이야기라 추후에 계속해서 적으려 한다.


방콕의 화창한 날씨를 뒤로하고 도착한 꼬 사무이의 하늘은 꽤나 흐렸다. 도착 직전까지 일기예보를 몇 번이고 새로고침하며 작은 희망을 걸어보았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덕분에 체류하는 기간 내내 맑고 푸르른 하늘과 선명한 수평선은 볼 수 없었다.


리조트에 도착해선 주변을 짧게 둘러보고, 바로 휴식을 취했다. 벵갈루루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은 언제나 밤 12시가 넘어서야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늘 밤비행, 즉 Red-eye flight이다. 즉 밤을 꼴딱 새웠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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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아니 한낮이 되자 주변의 풍경이 비로소 제대로 보였다. 태국의 여느 리조트가 그러하듯 한껏 깔끔하게 멋을 낸 시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리조트의 콘셉트는 어른들의(Adult-only) 조용하고 차분한 휴양지. 리셉션에 들어서자마자 태국 특유의 정중한 고객 접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원한 웰컴 드링크와 아로마 오일의 향을 머금은 따뜻한 타월을 받아 들고 체크인을 기다렸다.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건너편에 자리한 고급스러운 마사지 스파가 눈에 들어왔다. 이 건물에는 짐(Gym)을 비롯해 아침마다 요가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널찍한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이 리조트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투숙객들의 'Social Interaction'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매일 아침저녁으로 다양한 종류의 클래스가 있었다. 요가와 무에타이를 비롯한 운동부터 시작해서 럼 테이스팅, 화덕피자 만들기, 태국 요리교실 등. 덕분에 리조트에 머무는 내내 심심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리조트 직원의 뒤를 따라 다양한 열대 식물들이 빼곡히 심어져 있는 통로를 걸었다. 리조트의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인피니티 풀, 그리고 조식을 비롯한 식사가 제공되는 레스토랑이 나란히 자리해 있다. 레스토랑의 전반적인 콘셉트는 지중해 풍이지만, 태국 요리를 비롯한 다양한 아시안 요리들도 메뉴에 올라 있었다.


아, 그리고 이곳에서 매일 먹었던 조식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각종 달걀요리를 취향껏 커스텀 주문할 수 있었으며, 늘 제공되는 신선한 샐러드와 계절과일은 이제 막 척박한 인도를 떠나온 나에게는 가뭄에 단비 마냥 반가웠다. 또한 대략 스무 가지를 훌쩍 넘는 다양한 베이커리 옵션은 빵순이인 나를 행복하게 했다.


그리고 거의 풀코스 메뉴라고 해도 다름이 없을 정도의 다양한 선택지를 갖춘 음식들, 각종 베리에이션의 커피는 물론이고 각종 논카페인 음료도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드링크 바 까지. 게다가 모든 음식들은 매일매일 새로운 것들로 제공되었다. 덕분에 인도에서 조금이나 빠졌던 몸무게가 다시 불어나는 부작용을 겪었긴 했지만. 한 번뿐인 연말 휴가인데, 라며 스스로를 눈감아주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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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도 아니고 꼬 사무이를 선택한 것은 오로지 한 가지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바로 우리만의 개별 풀장을 즐기는 것. 그것도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Ocean Front Pool Villa를 말이다. 우리는 보통 조용한 휴가를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 특히 남편은 사람이 많은 곳을 질색하고, 공용 수영장을 정말로 싫어한다. 까다로우시긴!


그의 취향 덕분에 우리는 종종 프라이빗한 수영장이 딸려있는 빌라를 예약하곤 한다. 이번에도 선택은 마찬가지였다. 태국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바로 눈앞에 펼쳐져있는 이곳의 풍경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물론 해가 쨍쨍하게 빛나는 깨끗한 하늘을 내내 보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참, 나는 수영장과 물놀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다. 덕분에 빌라에 딸려있는 풀장은 수영을 연습하기엔 최적의 장소이다. 이번 휴가도 열심히 유튜브에서 초보자용 수영 강좌를 보며 하나하나씩 따라 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이제 물에 뜨는 것과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까지는 잘 된다.


문제는 호흡법이었다. 이것만은 아무래도 제대로 된 수영 강사에게 배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에 돌아가면 올해는 반드시 수영 교실에 등록해야지,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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