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
대거 인사이동으로 내 파트너로 폭탄님이 배정되었다.
그것도 원자폭탄 급으로 말이다.
귀띔으로 들었지만 막상 대면해 보니 벽창호다.
자폐에 공감능력 제로였고 사회성 몹시 떨어지는 삼십 대 초반 여자다.
세상 잔잔하게 잘 나가던 나에게 시련이 도래한 건가 걱정이 밀려온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나이로 보자면 할머니뻘이니 감싸 안아야 할 군번이지 않은가.
환자 내지는 장애를 가진 아가씨로 판단하자 아무렇지도 않아 졌다.
그냥 업무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란 걸 알았다.
인사치레로 말을 해 보니 죽자고 대드는 형국이었다.
그런대로 적응해나가고 있는 이주차인데 그녀가 사표를 쓰고 공부하러 간단다.
그 궁금증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고 그녀가 떠난다니 잘된 것일까?
공무원이 아니라면 하루 반나절도 안되어 잘리고도 남을 위인이다.
나도 공무원이 되었으면 딱 맞는 체질인데 어찌 부모님이나 난 그걸 인지하지 못했을까 싶다.
그녀에게 행운이 있기를 기도한다.
헌데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할 건지 궁금하지만 그녀에게 들을 수는 없을 것이 뻔하다.
잘 가요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