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거품 빼기 실천기
보여지는 것은 많은 것을 좌지우지하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을 하게 되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보여지는 모든 사물은 기능보다 디자인이나 이름값으로 더 그 값이 매겨진다 할 수 있습니다.
또 SNS에서나 쉴새없이 사야할 것들이 눈에 보여집니다. 알고리즘이라는 녀석이 귀신같이 따라다니면서
"이래도 안살거야? 너 필요하잖아? 이게 있으면 더 좋을거야? 이거야 이거! "
하고 외치고 있습니다. 장바구니에 쌓이던 것들이 어느새 결제되고 있습니다.
또 결제의 장벽이 없어져서 클릭 한번이면 귀찮은 인증없이도 바로 결제가 되는 좋은 세상입니다. 그래서 물건을 사는 것에 대한 고민과 번거로움이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졌다. 그 덕분에 현관앞에는 택배박스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거리두기로 단절된 생활을 이어가면서 새벽배송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 편리함이 어느새 카드 한도에 가까운 지출로 이어지고 있으면서 빨간불을 켜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일단 광고들이 뜨면 광고 숨기기 등의 버튼을 통해 최대한 광고에 노출 되지 않도록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결제되지 않도록 장벽을 높여습니다. 여러 단계를 거치도록 하게 했고, 인터넷 결제용 카드를 따로 지정해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카드 한도도 하향 조정 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신용도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고 합니다. 한도 낮추고 한도 가까이 쓰는것 보다 오히려 한도가 높은데 적게 쓰는 것이 신용도에 좋다고 합니다.)
또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주 단위로 보이는 가계부 양식을 만들어서 프린트 해서 써서 한 주 동안 지출만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현금을 거의 안쓰고 카드결제로 모든 것을 해결했는데 그러다 보니 더 지출에 대한 감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하루 내가 얼마 썼고 이번 주 얼마를 써는지 보이니까 일단 멘붕에 현타가 몰아쳤습니다.
"이랬구나. 이래서 그랬구나... "
행동 변화를 이루려면 제일 먼저 직면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먼저 직면의 단계를 거치고, 눈 앞에서 유혹하는 것들을 차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일 때문에 해야할 때만 SNS에 들어가고 온라인 쇼핑 채널들을 차단했습니다. SNS노출 시간을 의지적으로 줄이는 것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면에서 무의식적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게 했던 방문수업도 정리를 해가고 있습니다. 차를 팔고 정리하면서 명분을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10년가까이 운전을 했는데 이제 뚜벅이가 되었습니다. 뚜벅이 되고 좋은 점들은 다음 글에서 풀어보겠습니다.
앞으로 해야할 것들도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 집 정리 (쓰지 않는 물건 버리기, 가지고 있는 물건들 확인)
( 책장 하나 비우고 있고 이사하듯 물건 정리 중... 바빠서 한번에 못하고 찔끔찔끔해서 집이 한달 째 이사하는 집 같은게 함정 --;; )
- 신용카드 정리 (체크카드 사용)
- 금융목표 세우기 (5년 1억모으기 같은... ^^;;)
단테 신곡에서 지옥편을 보면 탐욕과 낭비 등 재정과 관련된 죄로 인한 죄인들이 나옵니다. 그들은 결국 무절제한 생활이 원인이 되어 지옥에까지 이르는 것입니다. 허영의 시장을 벗어나고 절제의 광야( 절제는 광야일것 같아서 ^^;;) 로 지금이라도 갈 수 있다면 감사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나이에 이런 고민을 하다니... 현타가 오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지금이 가장 좋은 때이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