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동거 중인 아메리칸 숏헤어 변칠성 님.
나는 이름이 두 개다. 변사범 변칠성. 어머니가 큰 아버님에게 이름을 두 개 받아 오셨다. 다행히도 어머니는 변사범이라는 이름을 선택하셨고 변 칠성이라는 이름은 기억 속에만 저장되었다. 어릴 때 이름 관련된 에피소드를 몇 번 말씀해주셔서 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던 2008년 7월에 고양이 한 마리와 동거를 시작했고 그의 이름이 변칠성이 되었다. 이름을 짓는데 별로 고민도 없었다. 평생 함께 살려면 나와 같은 동질감이 있어야 하고 가족이니까. 그래서 너의 이름은 변 칠성이다라고... ( 아빠가 미안 )
그렇게 약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지금도 함께 잘 살고 있다. 함께 지내면서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몇 개만 말한다면 첫 번째는 칠성이가 아빠가 된 것.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6개월 이후부터 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전에 거사(?)를 치러주고 싶었다. 그래서 짝을 찾았고 칠성이는 4마리의 아빠가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본 아이는 한 명뿐 ㅎㅎ
넷째를 데려와서 함께 잘 지내다가 여러 사정으로 좋은 분이 지금은 잘 키우고 계신다. 엄마 이름이 맹순이여서 딸 이름도 '맹이'였다. ( 맹아 아빠가 미안... ) 그리고 그 이후 칠성이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천사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단둘이 오붓하게 잘 지내고 있다. 13살이 된 칠성이는 돼냥이가 되었고, 할아버지가 되었다. 욕심이라면 건강하게만 지냈으면 좋겠다. 아침에 나와서 저녁에 들어가는 내 생활패턴상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고 살쪘다고 간식도 안주는 나를 용서해 다오. 그래도 난 너와 지낸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너무 즐겁고 항상 고맙단다. ( 쓰다 보니 칠성이에게 고백편지를... )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