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심연

로션 소동

바이오더마 아토덤 크림 울트라 좋아요 추천추천

by 사샤

일본의 시골이 가고 싶어 택한 돗토리현의 '요나고' 지역. 요즘 여행 유튜버들 영상에도 자주 등장하기도 하고 마침 일본 가는 비행기 중 가장 저렴해 발 빠르게 예매했던 요나고행 티켓.


오늘은 이 티켓 들고 요나고 가는 날. 3박 4일 일정에 계절도 여름인 만큼 짐이 별로 없어 남편과 기내용 캐리어만 각자 하나씩 들고 공항 리무진 버스 타고 인천국제공항 도착. 이때까지만 해도 새로 산 캐리어 색깔이 참 예뻐(라일락 색) 캐리어 예쁘다 하며 여행이 주는 설렘 담뿍 느끼고 있었음. 그러느라 난생처음 위탁 수하물 없이 비행기 타는 날이란 사실은 까맣게 망각. 역사적 사건은 예고 없이 찾아옴......


내 사랑, 바이오더마 아토덤 크림 울트라. 5월 29일에 우리집에 도착한 아이. 쿠팡 로켓직구로 샀는데 지난번보다 3천 원 더 주고 사 좀 슬펐던 아이. (아시겠지만 쿠팡은 시간대에 따라 동일 상품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함. 조금 더 기다렸다 살 걸 그랬음. 생각보다 이전에 쓰던 게 한참 있다 바닥이 남 젠장) 아침저녁 매일 두 겹씩 바르는 최애 로션인 만큼 용량 대비 가격이 가장 저렴한 500ml짜리 2개 묶음 상품을 주문했던 터. 하나는 부엌 선반장에 고이 모셔두고 나머지 하나를 5분의 1쯤 겨우 쓴 찰나.


이 놈입니다 젠장 내 사랑 ㅠ (출처 쿠팡)


예쁜 라일락 캐리어에 쏙 들어온 예쁜 바이오더마 로션이 그저 캐리어에 계속 있으면 될 텐데, 웬걸 출국장 들어가 짐 검사하는데 밖에 나와 있음. 아...... ㅎ ㅏ 어쩐지 아까 공항 직원 분이 화면에 내 캐리어 같은 사진을 띄워놓고 유심히 보시더만, 이런. 싸한 느낌이 그대로 적중해 버렸군.


아니 나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500ml짜리를 기내 수하물에 넣어온 거야. 내 사랑 바이오더마 로션 적발. (잡았다 요놈) 심지어 200ml짜리 거의 다 쓴 닥터지 클렌징폼, 용량 표시 안 된 다이소 거품 용기에 들어 있던 또 바이오더마 클렌징 워터까지. 총체적 발각된 상황. (여러분 국제선 탈 때는 액체류는 100ml 이하 통에 소분하고 총량이 1L를 넘어선 안 되고 심지어 투명비닐 지퍼백에 넣어야만 기내 반입이 된답니다 흑흑)


여러분도 잊지마세요 흑흑 (출처 인천공항 홈페이지)


그 순간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짜증과 분노. 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남편. 이 전쟁 같은 상황 속에서,


"위탁 수하물 부치실래요? 아니면 100ml 용기에 소분해 오실래요?" 공항 직원 분 물음에,


아. 니. 오. 또랑또랑 크기도 큰 내 목소리. 아마도 몇 만 원은 족히 들 위탁 수하물 비용 절대 낼 수 없다. 눈물을 머금고 바이오더마 시리즈 둘(로션과 클렌징 워터) 그리고 닥터지 클렌징폼과 여권, 카드와 함께 다시 출국장 밖으로 향하는 여성. 나 사샤.


다행히 출국장 나서니 바로 앞에 약국이 딱. 약사님이 100ml 통 잔뜩 꺼내주셔서 난 "음...... 6개만 주세요" 했고 "그걸로 될까? (내 애증의 아이들 바라보시며) 7개까지 반입 가능해요"라고 답하심. 소분한 거 담을 투명비닐 지퍼백도 챙겨주심. 약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지퍼백도요 꿀팁도요. 저, 말씀 안 해주셨으면 100ml 짜리면 100개 들고 비행기 타도 되는 줄 알았거든요. 지퍼팩에 넣어야 되는지도 몰랐어요 허허. (약사님께 구두로 말씀드린 거 아님 그냥 혼잣말임)


아 근데 젠장. 의자가 없음.


ㅎ ㅏ...... 나 같이 급 출국장에서 나와 로션 소분하는 사람 한 명도 없었나. 약국 근처에 앉을 곳 한 자리도 없음. (근처 외의 의자는 안중에 없음. 어차피 근처 벗어날 심적 여유 제로) 분노 좀 가라앉히고 차분히 로션 펌프질 해볼랬는데 앉을 데라곤 그레이 톤 땅바닥뿐임. 철. 푸. 덕. 그냥 땅바닥에 양반 다리로 앉아버림.

저 사람 뭐 하나? 500ml 로션 100ml 빈 통에 5번 나눠담네. 팔뚝 두꺼워지겠다...... 아마도 이런 생각하시며 날 쳐다보는 사람들 시선 한 몸에 받게 됨. 그리고 난 오늘도 로션 펌프질을 한다. 한 500번 정도. 어제 요가를 점심 저녁으로 두 탕 뛰고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오른 팔뚝에 알이 잔뜩 배긴 상태. 왼쪽 팔뚝아 힘내. 내 사랑 바이오더마를 한국 쓰레기통에 두고 일본에 갈 순 없잖니. 인제 100ml나 썼나 싶은데 젠장. 왼손아 포기하지 말고 펌프질을 이어나가렴. 이 또한 요가고 수련이거늘.


바이오더마 로션 4통, 바이오더마 클렌징 워터와 닥터지 클렌징폼 각 1통씩 모두 6통 소분 성공. 출국장 안에서 한 마리 야수가 돼 버린 아내 기다린 미남 남편. (이름하야 미남과 야수) 엉엉 울 뻔한 야수. 후 하 후 하...... 숨 고르기 하고 심호흡 3번 하고 분노 조절은 여전히 진행 중. 요가와 명상 수련으로 내 심신이 많이 차분해졌다 생각했지만 갈 길은 요원할 따름. 여전히 요가 너무 필요, 아주 많이 필요. 난 아무래도 요가 중독이 맞는 듯. 어제 두 탕 뛰어놓고 또 요가하고 싶...... 다음 주 요가 수업 얼른 예약하고 싶.



*위 글은 요나고 출국일 13일에 비행기 안에서 개요를 정리한 뒤 요나고 숙소에서 밤늦게 후다닥 써버린 글(?)입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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