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일)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자버릴까. 이틀을 내리 잘 수 있을 것 같다. 일요일이다. 혹시 교회에 가서 기도하면, 이 사태가 뒤집히진 않을까. 미신 같은 기대를 품고 교회로 향한다. 나약해질수록 종교에 기대는 일이, 어쩌면 이성적으로 보인다.
예배 전, 탈북자 대학원생 한 명이 세례를 받는다. 그가 말한다. 자신에게 가장 어려웠던 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김일성·김정은 부자에 대한 믿음과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는 점이었다고. 하지만 교회를 다니다 보니 믿음과 세뇌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세례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신앙고백은 감동적이다. 그런데 자꾸 걸린다. 믿음과 세뇌의 차이는 뭘까. 기독교 신앙과 김씨 부자에 대한 충성은 어떻게 다른가. 그는 그 차이를 어떻게 알아냈을까. 나는 그걸 어떻게 구분해야 하나.
목사님은 설교한다. ‘살면서 놓아야 할 것들, 해야 할 일들’, ‘인간의 목적과 하나님의 목적’, ‘하나님의 뜻대로 살 각오와 의무’. 지금 내게 필요한 말들이다. 해고 통지를 받고서야 신을 찾는다. 번영할 때는 신을 찾지 않는다. 이제 와서 기도를 드리며, 믿음과 세뇌의 차이를 묻는 내가, 그걸 물을 자격이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