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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창우 Dec 09. 2018

사색16. 함께?

 3월 8일(토)

주말이라 친구 김성한이 우리 집에 와서 자고 가겠단다. 친구가 실직했으니 위로를 해야겠는데, 해줄 거라곤 같이 있어 주는 거라며, 자기네 집 편한 침대를 두고 내 단칸방으로 와선 방바닥에서 잔다. 마음은 고맙지만 이런 위로가 취업이라는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은 되지 않는다. 다만 친구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려는 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집 앞 버스 차 식당에서 함박스테이크를 먹고, 돌아와 내 싱글 침대에 둘이서 비좁게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천장으로 뱉는다. 낙관적으로 생각하련다, 쉬면서 정리할 것, 오히려 이 기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련다 말하고 있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후에는 지인의 결혼식이 있어 함께 예식장으로 간다. 마흔 넘은 여자 선배였는데, 결혼을 한다니 놀라운 일이다. 마흔 너머 결혼 하기, 서른 넘어 재취업하기, 어떤 게 더 어려울까? 선배의 결혼이 훨씬 축하할 일 같은데 실직당한 사람은 축하하려는 마음이 없어 도저히 축하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더라.      


지난주 화요일에 면접을 보고 꽤 시간이 흘렀다. 됐으면 됐다, 안됐으면 안 됐다 알려줘야지, 이젠 화가 나기 시작한다. 중요한 인사라고 결정하는 데 시간을 들이는 건가. 혹시, 다음 주도 내내 이렇게 기다려야 하나? 공포 영화 극장에서 나오지 못하는 신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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