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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쵸 Mar 15. 2023

스텔라

공상과학

키보드를 두드렸다.


'너.의. 이.름.은. 뭐.지.?'

'나.의. 이.름.은. 스.텔.라.'


스텔라 사랑하던 나의 아내의 이름이자 새로운 인공지능의 이름이기도 하다.


- 새로운 인공지능 검색엔진이다. 이름은 스텔라.


스텔라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던건 이년전이었다. 우리 팀원들과의 대화중 검색엔진이 답도 제시해주면 좋겠다는 그런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몇년전 유행하던 지식인 검색은 여러 전문가나 일반인들이 참여하여 어떤 문제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방식이었다. 거대한 게시판과 같았다. 그러던중 팀원중 한 친구가 물었다. 이모든 대답이 신뢰할 수 있는 대답인지에 대해 의심이 간다는 질문이었다.

결국 질문에 대한 답을 검증하기 위해서 또 다른 검색과 질문들이 필요하다. 그러면 결국 끝도 없이 반복되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대답에 대한 검증 로봇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기본적인 문제해결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인간은 많은 지식을 한 뇌에 넣기란 불가능 하기에 수많은 분야의 모든 지식을 집대성한 백과 사전과 같은 인공지능이 있다면 모든 물음에 대답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프로젝트 코드명 '스텔라'


그 스텔라가 이제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이년이란 시간동안 우리 팀원들의 모든 노하우와 열정이 집약된 검색엔진 스텔라.


'우리 간단한 테스트를 해볼까?'

'너의 이름은 뭐니'

"스.텔.라"

오.. 하는 환호성과 함께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넌 남자야? 여자야?

"난. 때론 남자이기도 하고 때로는 아름다운 여성이기도 해. 너가 바라는건 내가 여자이길 바라는것 같은데 그럼 난 여자야"

또 한번 오 하는 환호성과 함께 다들 감격의 소리를 질러댔다. 그럼 정말 어려운 질문을 하나 해볼께.

'마이클은 어떤 사람이야?'


여기서 마이클을 스텔라의 뇌를 코딩한 인물로 이 프로젝트의 팀장이기도 하다. 그가 자신에 대해 스텔라에게 물었다.


"마이클은 현재 캘리포니아 외곽의 농부로 생활 하고 있어. 그는 두 딸을 두고 있으며, 아내와는 얼마전 이혼을 하고 현재는 부모님을 모시면서 살고 있지. 밀 농사를 주로 짓는데 이번에 딸중 첫째가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전액 장학금으로 들어갈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어. 현재 마이클의 가족은 행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단정할 수 있어"


팀원 모두가 의아한 눈빛으로 변해간다. 사실 마이클은 일년전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리고 그 사고로 인해 같이 동승해 있던 두딸도 모두 잃었다. 그래서 그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더욱 이 프로젝트에 메달렸으며 오늘 그 완성된 프로젝트를 시험하는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스텔라의 이야기는 너무 사실과 다른 이야기였다. 다들 의아했다.


'스텔라 마이클의 가족은 지난해 사고로 현재 혼자 이곳에서 살고 있어. 잘못된 내용을 말한것 같은데.'

"맞아요. 마이클이 만일 그때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지금 아까 제가 말한 그런 모습으로 살고 있었을거에요. 그리고 오늘 아마도 첫째 딸이 키운 토마토를 처음으로 따는 바로 순간입니다. 저에게 마이클의 다른 인생도 모두 볼 수 있어요. 그건 지금까지의 마이클과 그 가족들의 행위와 결과들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통해 인생의 사건이나 선택을 달리 할 경우 진행될 인생 또한 모두 볼 수 있답니다. 지금 첫째딸은 수확한 토마토를 한입 베어불고 사진을 찍고 있네요. 마이클을 사진은 찍으면서 행복의 미소를 보이고 있어요. 그의 아름다운 미소도 사진에 같이 보이는듯 한 그런 분위기에요."


팀원들은 모두 놀랐다. 사람의 인생이란 수많은 선택을 통해 다른 그림들을 그려간다. 하지만 스텔라는 사람의 데이터를 가지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일관되게 또는 최선의 선택으로 그려 나갈 수 있다. 만일 이게 팩트라면 사람의 100점 인생은 결정되어 있는것이고 그것을 쫒아 달려갈 수 있을것이다. 심지어 태어나자 마자 그사람의 인생을 모두 예상할 수 있을것이다.


"사실 이 모든건 실제로 진행되고 있답니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으로 생기는 경우의 수가 연결되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평행세계라는 말이 있죠. 그 평행세계란것이 어떻게 보면 이 경우의 수가 만들어낸 세계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행세계는 각자마다 수많은 세계를 만들고 없앨 수 있답니다. 현재 마이클의 평행세계는 정확히 102.782개가 존재합니다. 그것들은 계속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없애기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결국엔 한 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어떤 경우의 수를 따라 인생이 흘러가더라도 마이클 개인의 인생의 종착점은 하나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다만 가는 길이 다른것 뿐인겁니다."


'그렇다면 나의 인생 가이드를 만들어줘'

"당신은 어떤 인생을 원하는가요? 어떤 포인트에 중점을 둔 인생을 원하는 가요? 가족, 성공, 사랑, 깨닭음등 어떤 것을 원하시나요?"


마이클은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원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얼마전까지는 딱히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우리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일반적인 삶에 대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가족이 모두 사망하고 홀로 남은 난 앞으로 어떤 삶을 사는것이 가치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겼다. 아니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떻게 하면 살아갈 수 있는 건가가 맞다. 지금 난 살아갈 원동력이 없다.


'내가 원래의 수명까지 살아갈 수 있는 가이드를 해줘'

절실한 부탁과 같은 말이었다. 스텔라의 가이드로 난 그냥 이 절망에서 벗어나 조금씩 조금씩 걸어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마이클의 정상적인 수명은 95세입니다. 현재의 마이클은 자신의 상황인식을 통한 질문을 한것이라 보입니다. 무언가 변화를 갖지 않는다면 더이상의 에너지 부족으로 자실 또는 질병으로 인해 좀더 빠른 사망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마이클에서 맞는 라이프 가이드1.0을 제시 하겠어요."


'왜 1.0이지?'


"가이드 버젼별로 기간은 1년 또는 10년정도로 차이가 큽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마이클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선택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 선택을 어떤 것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음 버젼이 제작될거에요. 하지만 모든 가이드는 결국 95세라는 실제 수명이란 목표를 향해 갈겁니다. 방법은 차이가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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