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직장을 그만두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럴 수도 없다. 용기도 부족하고, 경제적 여건도 아직은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는 직장을 떠나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하지 않은 채 시스템 속에서만 일한다는 건, 노후를 스스로 불안정하게 만드는 선택이기도 하다. 그래서 직장 일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도 없었다.
몇 년간의 고민 끝에 나는 다소 희귀한 결론에 도달했다.
‘물리학 문제집을 만들자.’
엉뚱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꽤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였다.
노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남들보다 분명히 잘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자체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
큰돈은 아니더라도, 일정한 수입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타인의 눈에도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 다섯 가지가 정답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이 조건들이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하나씩 점검해 보았다.
첫째, 실력.
과학고등학교 출신에 S대 공대를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물리 실력을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 학창 시절 올림피아드에서 입상할 정도의 천재는 아니지만, 시중의 물리 시험 대비를 이끌 만큼의 기본기와 경험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재미.
물리 문제를 푸는 일은 여전히 즐겁다. 직접 풀어 맞혔을 때의 쾌감도 있고,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를 붙잡고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 특히 문제집을 만드는 과정—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수험에 꼭 필요한 내용만 추려 구조화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잘 맞았다.
셋째, 도움.
이 문제집을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기존 문제집과 강의만으로는 수험생들이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그 부족한 지점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췄고, 실제로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넷째, 수익.
처음 문제집 과목으로 물리학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공은 전기공학이지만, 공무원 시험 기준으로는 물리학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훨씬 많다. 시장을 고려한 현실적인 판단이었다. 이후에는 전기공학 문제집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다섯째, 전문성.
과학고, S대, 기술직 최고난도 시험 합격. 이 세 가지 이력은 최소한 ‘기본적인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보증이 되어준다.
그렇게 두 달간의 작업 끝에
**『국가직 7급 공무원 물리학 이론 + 기출 풀이집』**을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https://kmong.com/self-marketing/720711/4DK7AUmOv3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책을 만들었으면, 알리고 팔아야 한다. 하지만 홍보와 판매는 또 다른 산이다. 쉽지 않다. 솔직히 첩첩산중이다.
그래도 방향은 정했다.
이제는 이 책의 홍보에 집중해보려 한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