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행복에 대해 물어 봤을 때

by 삐약이

어떤 사람이 나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너는 행복이란 게 뭐라고 생각해?"

그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행복이라니. 내게는 맞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 집에서는 늘 다툼이 많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나는 그 시간을 보내며 나만 왜 이런 집에서 태어났을까를 고민했다. 내 주위의 행복을 보지 못했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부러워했다.

"어제 엄마랑 같이 백화점 갔다 왔다?"
"가족들이랑 식당 가서 외식 했어."

그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왜 나는 그런 것들이 없는지 고민하고 또 부러워했다. 그리고 아빠 엄마를 원망했다.

늘 일에만 매여 있는 엄마와 집을 돌보지 않고 밖으로만 돌아다니는 아빠. 그런 아빠 엄마를 보면서

'나도 평범한 집에서 태어났으면 더 사랑받았을 텐데.'

속으로 몇 번이나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았다. 나도 행복이 있었음을. 가족들과 자주는 아니지만 외식을 했고, 늘 다투는 집 안이었지만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랐다.

뭐든 열심히하라며 지원해주는 엄마가 있었고, 나에게 늘 장난을 치지만 잘 대해주던 오빠와 늘 묵묵했던 언니가 있었다. 그리고 나만 불행한 것이 아니었다.

주변을 보면 나보다 더 안 좋은 집 안도 있었고 가족을 나보다 더 싫어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내가 몰랐을 뿐이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집들이 많았던 것이다.

누구에게나 집 안 문제는 민감하다. 그래서 말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견뎌 왔을 거라는 걸 나이가 들자 알게 됐고 그만큼 내가 얼마나 좁은 시야로 살아왔는지 깨달았다.

어떤 가족도 완벽할 수 없다. 그 속에서 늘 아픔이 있고 가족인 만큼 서로를 위하는 마음도 있다. 다만 그 마음이 얼마나 표현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나에게 행복을 물어본 사람에게 당당히 답할 수 있다.

"내 행복은 나를 사랑해준 엄마와 나의 어린 시절입니다."

비록 어려운 환경이었고, 외로움은 짙었다. 늘 혼자 생각하고 결정해야 했으며 그 결정이 나를 이끌었지만, 후회는 없었다. 아니, 후회가 있지만 그걸 통해 더 나은 나로 거듭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기에 나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나는 그때는 행복을 몰랐지만,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고. 집이 있고 나를 아껴주는 엄마가 있고 비록 외로웠지만 그 속에서 내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걸로도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내 방이 생긴 것도, 나만의 공간이 만들어진 것도 모두 다 감사함이다. 앞으로도 더 어려운 질문들이 나를 따라올 것이다.

그때 나는 대답을 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지금도 할 수 있는 대답보다 못하는 대답이 더 많으니까.. 그렇지만,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후회와 깨달음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후회가 없고 깨달음이 없다면 그건 내 삶에 있어 큰 불행이 아닐까? 지금 글을 쓰는 동안에도 후회와 깨달음이 떠오르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이 더 많은 질문 속에서 어릴 때 나를 추억하게 된다면 나는 어린 나를 안고 이렇게 말해 줄 것이다.

"넌 지금이 힘들 거야. 하지만 걱정하지 마. 앞으로 더 나은 네가 될 준비를 하는 거니까."

그렇다. 힘든 것들도 모두 한 과정이다. 그 안에서 어떤 열매를 맺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나는 배움을 통해 알았다.

내 삶을 더 완벽하게 하기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행복과 감사를 찾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그 행복을 조금씩 떠올리면서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오면 좋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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