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ADHD 이일기
어릴 때부터 나는 늘 이 말을 듣고 자랐다.
"넌 왜 그렇게 애가 게을러?"
"너무 게으르니까 시간을 못 지키지!"
"언제까지 게으름 피울 거야!"
그 말은 내게 있어 당연한 말이었고 나를 사로잡는 말이었다.
나는 늘 특이한 아이, 게으른 아이, 사차원인 아이로 통했고 그래서 주변에서 아는 사람도 절친으로 불릴 만한 사람도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를 그냥 버티며 지냈던 기억이 강하다.
지금은 친구도 생기고 친한 사람들과 연락하며 즐거운 일상을 보내지만, 그때는 그럴 정신이 없었다. 여유도 없고 늘 촉박함에 쫓기던 내게는 사람들의 말만이 들어올 뿐 사람들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게으르다, 산만하다, 엉뚱하다 등등... 수많은 말들이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만들었다. 나는 그러고 싶어 그런 게 아닌데도 게을러졌고 늘 노력을 안 하는 아이가 됐으며 늘 엉뚱한 얘기만 하고 산만한 아이가 됐다.
주변에서 작은 소리만 나도 그곳으로 시선이 가고 늘 노력한다고 해도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게 다 내 탓이었고 내가 문제였던 셈이다.
그러나 내가 ADHD임을 알게 되고 공부를 하며 알았다. ADHD인들 중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았고, 그로 인해 고민하고 있었음을. 나 혼자 겪고 있는 고통이 아님을 알았다.
그리고 이게 단순히 게을러서 내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님을 알자 마음에서부터 진심으로 나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울고 싶고 답답했을까?
그 생각에 한없이 잠겨 나를 보게 됐고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으로 나를 더 힘껏 채찍질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훨씬 더 가벼워졌다. 내가 문제라고 여긴 것들이 ADHD인이라 생긴 문제임을 알자, 나를 더 알게 되고 사랑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나는 내 성격과 ADHD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잘 살펴야 한다. 그때마다 상처도 입고 마음을 안아주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언제나 나를 놓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나는 나대로, ADHD는 ADHD대로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