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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약이 Nov 15. 2024

19. 우물 안에서 탈출하기

내 안의 우물에서 나오는 것

요즘 나는 여러 가지를 도전하는 것에 재미를 두고 있다. 특히 음악 관련해서 여러 도전을 하는데 악기를 배우는 건 정말 흥미롭고 짜릿하다는 걸 매 순간 느끼고 있다. 내가 현재 배우는 악기는 오카리나와 팬플룻인데, 오카리나는 소리가 무척 높으면서도 맑아 작은 새 같이 느껴지고, 팬플룻은 나무로 된 악기라 그런지 소리가 그윽하고 맑아 숲 속에서 듣는 새 소리를 연상 시킨다.

이 두 악기를 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악기를 배우는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나 좋고, 멋진 일임을 배워 가고 있다. 사실, 이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과정이 조금 더 빨리 올 수도 있었으나 그 당시 나는 너무나 나를 낮게 보고 있어 악기를 배워보자는 친한 이모의 말을 거절하고 나 자신 속에만 갇혀 지냈다.

하루하루를 매번 힘들다고 생각했고, 매 순간이 지쳐 있었다. 그래서인지 엄마와의 갈등도 깊었고 다툼도 잦았다. 그러다 점점 일을 하고 밖으로 나가게 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 동안 너무나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에 깊이 반성하게 됐고, 그래서 이번 년도에는 더 밖으로 나가려 애를 썼다. 그렇게 되자, 내 스스로의 생각도 변하고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우울하고 늘 부정적이었던 내가 조금씩 웃게 되고, 악기를 통해 연주를 하고 싶다고 할 정도가 된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시간을 홀로 보냈음에 아쉬움이 들기도 하고, 이제야 그 사실을 알게 됐음에 안도 하기도 했다.

누구나 혼자의 시간은 필요하고, 그 시간 속에 있을 때가 있다. 그러나 너무 그 속에만 있게 되면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잃어 가게 될 것이다. 웃음도 잃을 거고,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도 잃을 거고, 내 자신만이 유일하게 힘들다는 생각으로 꽉 차게 된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생각보다 이런 생각을 더 하고 있다.

'누구나 힘든 건 다 있는데 나만 힘들다는 게 말이 될까?'

그렇다. 누구나 힘겨운 것은 있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삶이다. 한없이 나를 돌보지 않는다면 나는 내 안에 갇혀 살 수밖에 없다.

만일 여러분이 너무나 힘이 든다면 조금은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쉬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너무 그 공간 안에만 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내 주변에 잇는 소중한 사람들이 나를 위해준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오전에 팬플룻을 하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와 글을 쓰고 있다. 몸은 피곤하지만 아침부터 즐거운 음악을 연주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웃을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진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제 내일이면 쉬는 날이다. 내일도 내게 감사와 즐거운 일이 있음을 나는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더 웃고, 더 즐겁게 내 삶을 살 것을 굳게 다짐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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