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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약이 Sep 29. 2024

4. 시각장애인과 이어폰

이어폰은 시각장애인에게 있어 필수!

 요즘 길을 걷다보면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면서 걸어 가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때로는 차가 지나가는데도 이어폰을 끼고 있어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는 것도 봤는데 사고가 날까 싶어 불안하기도 했다.

그렇다. 우리 생활에서는 이제 이어폰은 필수 아이템이 됐다. 나 역시 이어폰은 필수 아이템 중 하나다. 노래를 듣는 것에서부터 작업을 할 때도 이어폰은 필수 불가결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나는 음악 때문에 이어폰이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시각장애인의 음성 Tts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은 앞을 볼 수 없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반드시 음성 안내가 필요하다. 나 역시 내 스마트폰에 음성 안내가 켜져 있고, 공공장소에서 음성이 울리면 미안할 때가 많다. 조용한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연장에서도 갑자기 이상한 음성이 들린다면 어떨까? 말은 안 하겠지만 거슬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어폰을 유선과 무선을 챙겨 다닌다.


 하나만 있으면 되지만, 만약 무선 이어폰의 배터리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유선도 꼭 챙겨 다니는 게 습관이 됐다. 그리고 이어폰을 통해 밖에서 전화를 받을 때가 있는데 이 때도 이어폰이 대활약 한다.


 차가 다니거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전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런 경험이 많아 상대편과 자주 통화를 못할 때가 많았기에 답답함을 느껴 전화가 걸려 오면 이어폰으로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니면 밖에서는 아-예 전화를 하지 않거나 차 안에서 하는데, 이 때에도 음성 소리가 거슬릴 수 있어 이어폰을 귀에 꽂고 통화를 한다.


 요즘은 이어폰이 다양하게 나오고 성능도 좋아 싼 이어폰을 사도 통화 음질이 괜찮은 것들이 많이 있다. 나 역시 비싼 이어폰도 있지만, 가성비로 들고 다니는 이어폰이 있을 만큼 다양한 이어폰을 구비하고 있다.


 또, 요즘은 이어폰도 귀걸이형, 오픈형, 커널형 등 다양한 형태가 나와 고르는 것도 편해졌다. 예전에는 동그란 커널형 이어폰이 많았는데 에어팟이 나오면서 오픈형이 늘었고 골전도 이어폰이 나오며 귀걸이형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주로 오픈형 이어폰과 귀걸이형 이어폰을 많이 쓰는 편이다. 오픈형은 바깥 소리를 들으면서 스마트폰 소리도 들을 수 있어 나에게는 괜찮게 느껴졌다. 소리는 커널형보다는 안 들리지만 그건 음량을 조절하면 되니 별 문제가 없었고 귀걸이형은 귀에서 이어폰이 빠지지 않는 장점이 있어 자주 애용한다.


 시각장애인은 이어폰을 쓸 때 늘 청음을 해보고 고르는 걸 선호한다. 그래야 자신의 귀에 맞는 이어폰을 고를 수 있고, 모양을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폰 모양을 확인하고 청음을 하려 해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이어폰을 터서 확인하기도 어렵고 너무 많은 이어폰들이 있어 설명을 들어도 헷갈릴 수밖에 없다.


 나도 그래서 이어폰을 살 때 인터넷에서 청음도 없이 샀는데 운이 좋게 괜찮은 음량의 이어폰을 사게 돼 잘 사용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주민센터에 전화를 할 경우 주민등록 번호나 계좌 번호를 불러야 할 경우가 많다. 그 때에도 이어폰이 많은 활약을 하게 된다. 이어폰을 꽂은 채 작게 주민등록 번호나 계좌 번호를 불러주거나 급하게 중요한 걸 톡이나 메시지로 적을 때도 누군가 내 개인정보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긴장을 덜 하게 된다.


 이렇게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다보니 시각장애인들 중에는 귀가 나빠지거나 난청이 오는 경우가 많다. 나도 오른쪽 귀가 약간 난청인데 다행히 보청기를 낄 정도는 아니라고 해서 이어폰은 가급적 왼쪽 귀에만 꽂고, 정말 중요한 용건일 때만 사용하려 하고 있다. 눈까지 불편한데 청력까지 더 안 좋아진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뭐든 적당히 사용하라는 말이 있는데, 이어폰도 여기에 해당 된다. 청력이 손상 되지 않는 선에서 쓰는 게 시각장인들에게는 좋은 습관이자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요즘은 시각장애인들도 너무 이어폰을 많이 사용한다. 이어폰이 주는 편리함이 좋아 그러는 건 이해하지만, 가끔은 걱정이 된다. 시각장애에게 있어 청력은 또다른 눈인데 그 눈을 자신이 상하게 하는 것 같아 씁쓸 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어폰을 아-예 쓰지 마라고 할 수도 없기에 더 답답하다. 시각장애인에게 있어 필수품인 이어폰. 그러나 한편으로는 귀를 안 좋게 할 수 있음을 꼭 기억하고 사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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