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일까지 맞춰 태어난 아들.
5월 9일 보다 먼저 나오겠지? 이왕 나올 거 어린이날에 나와라 빌었지만
얌전한 샌님 같은 큰 아들은 어버이날을 지나고 조용하고 얌전하게 5월 9일에 세상에 나왔다.
5월 8일 밤. 몸이 불편했다. 이렇게 누워도 저렇게 누워도 시간을 재보니 규칙적이어서
진통 같기는 한데 이게 진통인가? 아닐 거야이 정도 아파서 끝날 리가 없어.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 남편을 깨우기도 미안해서 밤새 그렇게 뒤척였다.
5월 9일은 예정일이면서 정기 검진일이었다.
아침을 잘 챙겨 먹고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자궁이 다 열었다고 한다.
이것은 무슨 말인가? 내가 밤새 왔던 진통이 가짜가 아니라 진짜라는 것인가?
이 사람은 뭐 이렇게 점잖게 나에게 찾아오는 것인가? 나는 이제 엄마가 되는 것인가?
그 질문으로부터 벌써 11년이 채워졌다. 내일 우리 첫째 아들은 만으로 11살이 된다.
진통과 출산은 무난했는데 왜 4월 말부터 몸이 안 좋은 것인가
어른들을 통해 듣기만 했던, 믿지도 않고 믿을 생각도 하지 않았던
정확히 명칭조차 지어지지 않은 출산을 기억하는 내 몸의 아픔.
40대를 지나오면서 이제 아이를 좀 키웠다는 안도감 때문인가
올해는 참으로 많이 고생했다.
자식 된 도리로는 어버이날이 먼저여야 하지만
못된 나의 기억에는 진통하던 날이 먼저가 되어버렸다.
욱신거리는 몸을 주무르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