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주 월요일만 해도 나는 스페인의 론다에서, 숙소 밖으로 보이는 노을빛에 물든 누에보다리를 감상하며 와인과 이베리코 하몽을 먹고 있었는데...
주말 동안 친정에서 받아온 마늘을 까고, 밤을 삶으면서도 지난 10일간의 여행이 꿈은 아닌지, 자다가 갑자기 눈이 떠진 새벽에도 여기가 어디인지, 갑자기 다른 공간과 시간으로 이동한 것만 같은 헷갈리는 상황에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어쨌든 길고 긴 연휴는 끝났고, 꿈만 같았던 스페인 여행도 지난 일이 되어버렸다.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잠시 중단해 두었던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앞으로 엄마와 동생과 이렇게 셋이서 해외여행을 갈 기회가 몇 번이나 있을까. 여행의 말미에 나와 동생은 너무 멀지 않은 시기에, 그다지 멀지 않은 곳으로 또다시 함께 여행을 가자며 새로이 적금통장을 개설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장거리에 긴 일정은 아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 마당에 이대로 시간이 지나버리면 우리의 여행도 아득히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만 같다.
벌써부터 꿈처럼 느껴지는 지난 여행의 기억과 그때의 감정이 더 흐려지기 전에 글로 옮겨보려 한다.
세 모녀의 9박 10일 스페인 여행기,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