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장점

조용히 들어준다면

by 강 성 인

큰 목소리와 또렷한 생각

조용히 듣고 기다리는 시간





옆반 선생님이 아프셔서 기간제 선생님 한 분이 교실에 오셨다. 아이들을 대하는 눈빛이 부드럽고 차분한 연세가 꽤 있으신 분이셨다. 1학년 아이들은 처음으로 담임 선생님이 아닌 새 선생님을 보고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금세 그분이 만들어내는 조용한 분위기에 익숙해진 것 같았다.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복도에서 그분은 오늘 한 아이와 나눴던 대화를 내게 말씀해 주셨다.


그날, 한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며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넌 세 가지 장점이 있구나. 첫째 키가 커서 자연스럽게 눈에 띄고, 둘째 목소리가 커서 어디서든 잘 들려. 셋째 네 생각이 확실해서 네 주장을 또렷하게 말하지.”

아이의 얼굴에는 어색한 웃음이 스쳤다고 한다.


“키는 네가 어쩔 수 없지만, 목소리는 조금 낮추면 어떨까? 그러면 사람들이 네 말에 더 귀 기울일 거야. 그리고 네 의견을 잠시 멈추고 기다린다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더 잘 들릴 거란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뭔가 생각에 잠기는 것 같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는 그 말씀이 마치 내게 하는 이야기 같았다. 아이에게 닿았을 그 말은 내 속에도 내려앉았다. 키가 크고, 목소리가 크고, 생각이 뚜렷한. 그것이 장점이기도 하고 때론 단점인 순간들. 언제나 내 생각을 먼저 말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아끼고 다른 사람들 말을 더 잘 들어주는 일. 조용히 다가온 조용함의 힘.





어디에나 인생의 진리가 있다. 나는 오늘도 너무 크게 말하고 내 생각을 강조한다. 아이들을 보며 나를 본다. 나를 보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오늘 하루라도 난 조용히 속삭일 테니 너희들은 크게 말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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