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중 준비는 어떤 아이에게 유리할까?

9화. 예중 입시 미술 준비 유불리에 대하여

by 그림티

"우리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리는데 예중 준비를 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지식인이나 학부모 카페를 보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답변을 달다가 지우곤 한다. 아이의 현재 상태를 자세히 알지 못한 채 건네는 어설픈 조언은 미술 입시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진다.

분명한 것은 단지 그림을 잘 그린다는 이유만으로 예중 준비를 시작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점이다. 예중 입시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인내와 멘탈을 요구하는 정교한 과정이다. 쉽게 뛰어들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나 역시 아이가 예중 준비를 시작한 지 한참이 지났지만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렇게 치열하게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이 맞는 선택인가? 나중에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오히려 지쳐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렇다면 호락호락하지 않은 예중 미술 입시를 앞두고 우리는 무엇을 먼저 고민해야 할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예중이라는 루트가 무엇에 유리한 선택인지이다.

입시의 관점에서, 그리고 창작의 관점에서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창작 환경의 장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입시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생각해보자.

예중을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중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예고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미대 입시까지 연결되는 하나의 루트를 선택하는 것이다.

또한 조금 더 수월하게 상위권 미대 입시를 치르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국에 많지 않은 예중에서부터 예고 입시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매우 치열하다.


하지만 입시의 유불리만 놓고 보면 이 선택이 모든 경우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실기에 투자해야 하는 물리적인 시간, 실기 중심 생활로 인한 학습 결손, 그리고 높은 실기 비용까지 고려해 보면 이 과정을 감당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선택인지 반드시 따져보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예중을 거치지 않고 바로 예고를 준비하는 것이 더 유리하고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일반중에서 내신을 관리하며 준비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일 수도 있다.

이처럼 선택의 방향은 아이의 성적, 실기력, 성향, 그리고 가정의 상황까지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아이의 상황과 맞지 않는 입시를 선택하게 되면 아이가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사서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학과 공부가 부족한 아이가 그림을 좋아하고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예중 준비를 시작했다고 가정해 보자. 예중과 예고까지는 합격하더라도 결국 미대 입시에서는 성적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상위권 미대가 아닌 실기 비중이 높은 중.하위권 미대를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굳이 초등 시기부터 많은 것을 포기하며 예중 준비를 할 필요가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예중에 진학한 이후 열심히 공부해 성적 격차를 줄일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예중 실기 커리 큘럼을 따라가며 학과 공부 공백을 채우기는 쉽지 않다. 차라리 초등과정에서 학습 공백없이 일반 중학교 로 진학후 공부 습관을 기르며 성적을 관리하고 예고를 준비하는 것이 거시적인 관점으로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예중 준비가 적합할까?

여러 유형이 있지만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분명하다. 학과 공부가 상위권이면서 그림을 좋아하고 소질이 있는 경우다. 뻔한 이야기지만 이 경우 예중에서 시작해 예고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적을 유지할 수 있고 학교의 실기 커리큘럼을 따라가며 실기력을 쌓아간다면 가장 이상적인 코스이다.

이렇게 쌓인 실기력과 안정적인 성적은 상위권 미대 진학에 큰 힘이 된다. 사실 학과 공부가 탄탄한 학생의 경우 예중 입시를 통과했다면 예고 입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장점때문에 예중 입시 자체가 더 치열하고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약 성적과 실기력이 모두 애매한 상태라면 중학교는 일반중에서 성적 위주로 관리하며 예고를 준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입시는 가능성이 아니라 확률과 전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에서 예중을 준비하는 경우라면 더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지방 예중에서 지방 예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해당 예고에서 상위권 미대로 얼마나 진학하는지, 그리고 그 안에 우리 아이가 들어갈 수 있는 성적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만약 냉정하게 실기와 성적 상위권이 가능하다고 판단 된다면 가장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그렇지만 성적이나 실기가 중 하위권이라면 의미 없는 선택이 될 수있다.

지방의 경우 정보가 제한적이다 보니 오히려 눈앞의 입시에만 집중하게 되고,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 부분을 놓친 채 불필요한 경쟁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내신 확보가 조금은 수월하다는 장점을 살리면 지방 예중 예고만의 유리한 조건을 살려서 미대진학을 준비할수 있다. 그래서 예중을 선택하는 이유와 목적을 한 번 더 점검해서 내 아이의 상황에 맞는 선택인지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예중 준비를 시작하면 실기에 올인하게 된다는 점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당장의 합격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기 시간에만 집중하게 되지만 그 이전에 아이의 공부력과 이해력, 인내력, 공부를 대하는 태도를 부모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판단해야한다.

만약 아이가 공부는 힘들어하지만 그림을 좋아한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미술 입시를 선택한다면 그것은 미술 입시의 치열함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내린 부모의 잘 못된 선택일 수 있다.


예중 미술 입시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그리고 단순히 그림만 잘 그린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만약 미술 진로로 예중 입시를 선택했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이 길은 결국 그림과 공부,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가야 하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예중 준비를 고민하는 부모라면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우리 아이에게 예중 준비가 정말 필요한 길인가?

입시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길이 아니며 지금 아이의 시간은 한 번뿐이다.

예중 미술 입시는 냉정하게 판단하고 선택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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