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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다리필름 Jun 11. 2019

꿈과 무차입 경영의 관계

세상에 공짜인 돈은 없다

맨땅에 헤딩

세 번의 사업 실패와 대장암이라는 건강의 실패는

나에게 무한한 조심성(소심성)을 심었다.


모름지기 사업이라면 밑천이 있어야 하고 

또 이거 된다 싶으면 돈도 팍팍 빌려서

공장 라인을 불려야 되는 게 상식이지만

예전의 내가 봤으면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나는 차입에 보수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된다 싶어서 빌린 돈 때문에 IMF 이래로

20년을 빚 갚느라 인생을 보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 사업은 차입금 없이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밑천도 없이 시작했다.

있는 거라곤 머리에든 잡지식과 실패의 쓰라린 경험,

그리고 느지막이 공부한 촬영 편집 기술뿐이었다.   



매출 7억에 사원 30명?

소프트뱅크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유명(유망) 벤처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가기 전에 검색을  보니 사원이 30명이다.

회사가 눈이 휘둥그레 지게 화려하다.


보통의 한국 중소기업의 사원당 매출이

1~2억 정도 하는데,

유명한 회사니까 매출이 대단할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달랑 7억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의  받아서 월급을 주고 있는 거다.

세계 제패를 꿈꾸는 유망한 기업이라면

병아리 때부터 이렇게 투자받고 팍팍 치고 나가는  옳다.

우리도 그래야 하는  아닌가?

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자마자

나는 이내 과거로부터의 내 조심성에 

뒤통수를 후려 맞았다. “또 또 또…. 아서!”

흠…. 그래 꿈을 꿔도 무차입으로 꾸자.

투자도 받지 말자.

공짜 돈이 어디 있나.

 

소중히 일군 기업 문화도 흔들릴뿐더러

기본적으로, 그게 다 누군가의 소중한 쌈짓돈 아니던가.   



정력 감퇴 감사?

젊었을 때는 사이즈가 커가는 게 능사였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I’m the king of the world!라고 외치던 디카프리오의 심정 딱 그거였다.

내면에 보여 줄 게 없으니 여자들에게 가진 것의 사이즈라도 어필하고 싶었다.

남성 호르몬 경영은 시도 변수의 하나로

국가 사회에 쓸 만한 노하우를 제공할진 몰라도

개인적으로 (혹은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선) 무한히 위험하다.


중년의 나는 중성적이다.

어떤 상대와 마주쳐도 복어처럼 부풀고 싶은 맘이 없다. 그냥 미래가 중요하고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소중히 하고 싶다.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 훨씬 낫다고,

그래서 무차입 경영은 소중하다고 선포한다면,

그건 중년 CEO의 정력 감퇴 덕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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