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넓은 강 건너 만나는 폭포와 호수 그리고 내겐 미지의 자연
크르카 국립공원(Nacionalni Park Krka)은
크르카 강과 인근 자연,
즉,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높은 해발 1831미터
디나라(Dinara) 산에서 시작된 크르카 강과
7개의 폭포,
작은 호수들과 야생의 숲으로 이루어진 지역으로,
1985년 유고슬라비아 시절
크로아티아 7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수력발전소보다 늦어
세계 최초는 아니었지만,
크르카 강은 1895년 유럽 최초였던 수력발전소가
건설된 장소이기도 하다.
크로아티아에는 "크르카(Krka) 국립공원"과
비슷한 지명이 또 있다.
바로 크르크(Krk) 섬인데,
그 섬 출신인
우리 크로아티아어 선생님 말에 따르면,
"크르카(Krka) 국립공원" 가려다가 잘못해서
크르크(Krk) 섬에 가는 사람들이 있단다.
크르크(Krk) 섬은 아래 지도에서 보듯
아드리아해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다른 크로아티아 해안지방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으로 유명한 곳이라,
혹시 잘못해서
크르카(Krka)공원 대신 크르크(Krk)섬에 가게되면
그냥 간 김에 초록-파랑빛을 띠는
맑은 아드리아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도
나쁘지 않을거다.
그리고 지금은 다른 나라지만,
1991년전까지는 같은 유고슬라비아였던
인근 슬로베니아 동남부에도
크르카(Krka)라는 이름의 강이 있다.
그래서
다른 크로아티아 국립공원은 그냥 이름만 부르는데,
크르카는
“크르카 국립공원(Nacionalni park Krka)”이라고 길게 부른다.
위 지도에서 초록네모로 표시된 크르카 국립공원은
자다르와 시베니크 동쪽에 위치한
육상 국립공원이다.
(크로아티아 국립공원은
육지에 4개, 바다에 4개가 있다)
크르카 국립공원에 가기 위해선
육상교통으로 스크라딘(Skradin)이란 마을에 가서
“크르카 국립공원” 가는 배를 타야한다.
2018년 현재, 수도인 자그레브에서는
버스로 약 4시간이 소요되고,
비용은 왕복150-240쿠나(약 3만-4만원 내외)인데,
차편이 하루에 세번밖에 없다.
가까운 도시 자다르(Zadar)에서
스크라딘(크르카 국립공원)까진
버스로 약 1시간이 걸리고,
비용은 편도 7-11유로,
1-2시간에 한 대씩, 버스가 하루에 10대 넘게 있다.
더 가까운 시베니크(Šibenik)에서
스크라딘(크르카 국립공원)까진 19Km.
버스로 약 10분 또는 30분 정도 걸리고,
편도 3유로, 하루에 7대 정도 다닌다.
거리는 시베니크에서 가장 가까운데,
이상하게 교통편은 자다르에서 가는 게 가장 많다.
익숙치 않은 자음 세 개의 조합으로
이상해 보이는
Krka[크르카]의 어원을 검색해보니,
크로아티아어 자료는 찾을 수 없고,
위키피디어 영어판만 검색이 되는데,
그리스어 Kyrikos[키리코스]에서 나왔단다.
Kyrikos[키리코스]는 사람 이름으로,
'주인'을 뜻하는 그리스어 kyrios에서 파생된거다.
이름이 같은 슬로베니아 강 Krka의 어원은
역시나 위키피디어 영어판에
의성어인 로망스어 Corcora[코르코라]에서
나온 거라고 쓰여 있다.
큰 연관성이 없는 사람 이름이나 의성어에서
파생되었다는 설에
이렇다 할 설명이 없어 잘 안 와닿길래,
체코어, 슬로바키아어 krk를 찾아봤다.
같은 슬라브어인 체코어, 슬로바키아어의
krk[크르크]는 지명이 아니라,
“목”이라는 의미의 보통명사인데,
"돌다, 구부러지다"라는 의미의 인도유럽어에서
파생되었다는 체코 학자의 분석이 있다.
"돌다"라는 의미는
"강"이랑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그럴 듯해 보인다.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주장일 뿐이다.
Krka가 왜 “크르카”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자음+ r +자음”의 조합을 가진
매우 크로아티아어적인 단어고,
이 매우 크로아티아어적인 이름을 가진 공원 또한
매우 크로아티아어적인 자연공간이다.
난 2018년 4월말 자다르(Zadar)에서
10시 15분발 버스 타고 스크라딘(Skradin)에 가서,
18시 30분발 버스를 타고 자다르로 돌아왔다.
스크라딘에서 크르카 국립공원에 들어가는 방법은
하이킹, 사이클링도 있다고 하는데,
보통의 관광객은 배를 타고 들어간다.
배는 1시간에 한대씩 있고,
들어가는 배는 매시간 정각에,
나오는 배는 매시간 30분에 있다.
사실 이 정도면 배편이 드믄 건 아니었지만,
만약 배를 놓치면
1시간이나 기다려야 해서 자주 있는 것도 아니다
배시간은 아래 링크와 같은데,
11월부터 2월까진 운항하지 않고,
성수기엔 배편이 좀 더 많이 다닌다.
(크르카 국립공원 배 운항시간)
난 4월말에 갔기 때문에 아직 성수기는 아니었지만,
노동절 연휴라 성수기 시간표로 운행했다.
이건 그런 예외적 운항시간표를 알리는 안내문이고,
7-8월 배 시간표가 이것과 똑같다.
크르카 국립공원 안의 관광지는
플리트비체처럼 다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니라,
각각 좀 따로 떨어져 있다.
가장 중요한 관광지는
스크라딘 폭포(Skradinski buk),
로슈키 폭포(Roški slap),
비소바츠(Visovac) 섬인데,
스크라딘 선착장에서 탄 배는
스크라딘 폭포 있는 데까지 간다.
스크라딘 폭포 입장권은
시즌에 따라 가격이 달라서,
비수기(11-3월)엔 성인 30쿠나(약 5천원)
7-18세 미성년은20쿠나(약 4천원),
성수기(7-8월)엔 각각 200쿠나(약 4만원),
120쿠나(약 2만원),
중간시즌엔 각각 110쿠나(약 2만원),
80쿠나(약 1만원),
7세 이하 아동은 항상 무료입장이다.
그리고 입장료 가격표엔 따로 안 쓰여 있지만,
국제학생증이나 크로아티아 학생증을 제시하는
대학생은 20인가 25퍼센트 할인이 된다.
(크르카 국립공원 입장료 링크)
로슈키 폭포는
입장권 사면서 추가로 투어를 신청해서 가야한다.
그곳 직원분에게 물었더니,
그냥 걸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단다.
투어 비용은 성인 130쿠나(약 25,000원).
(난 100쿠나로 기억하는데,
인터넷엔 130쿠나로 나온다.
내 기억이 잘못됐는지,
아님 비수기, 성수기 요금이 다른지는 모르겠다.)
스크라딘 폭포와 로슈키 폭포 사이에 있는
비소바츠 섬에는 수도원이 있다.
스크라딘 폭포에서 비소바츠 섬까지 가는
2시간짜리 투어도 있고,
(성인 100쿠나(약 18,000원))
스크라딘 폭포에서 로슈키 폭포까지 가는
3-4시간 짜리투어도 비소바츠 섬을 들르니,
그걸로도 갈 수 있다.
체류 시간이 애매해서,
대부분의 크르카 국립공원 관광객들처럼,
난 스크라딘 폭포만 보고,
로슈키 폭포와 비소바츠 섬은 다음번을 기약했다.
크르카 국립공원에 가기 위해선,
(1) 스크라딘 버스정류장에서 시외버스를 내려,
(2) 관광안내소 내 매표소에 가서 입장권을 산 후
(3)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된다.
동선이 딱 그렇게 되어있고,
배삯은 입장권에 포함되어 따로 내지 않는다.
크르카 국립공원에 가기 전에
한국 블로그를 검색했더니,
우선 배를 타고,
나중에 입장권을 사도 된다고 했다.
난 자다르에서 10시 15분 버스를 타고,
11시 20-30분쯤 스크라딘에 도착해서,
12시 배를 타는데 문제가 없었는데,
나랑 자다르 함께 갔다가
그 전날 저녁 시베니크로 떠난
헝가리 친구 라우라가 문제였다.
스플리트에서 크르카 국립공원으로 오겠다던
프랑스 친구 마레바는 오지 않는 걸로 결정했는데,
그 전날까지 망설이는 듯 이야기하던 라우라는
전날 코르나티 투어가 너무 만족스러워서인지
그 날도 나와 함께 하겠다며
아침에 문자를 보내
자기도 크르카 국립공원에 오겠다고,
나더러 몇시 버스 타고 가냐고 물었고,
내 도착 시간에 맞춰
그 친구가 타고 오는 시베니크 출발 버스가
거의 12시 다 되어 도착 예정이었다.
처음엔 그냥 쿨하게
그럼 따로 배타고 들어가서 만나자고 했는데,
이 친구는 그게 무슨소리냐며,
버스 12시 전에 도착하니까
같이 배타고 들어가자며 메시지를 계속 보낸다.
그 버스가 12시 전에 도착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고,
그전에 도착하더라도
12시 배를 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연휴라 배 탈려고 줄선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배는 1시간에 한 대니,
그걸 놓치면 한시간은 기다려야할 것 같아,
내가 한국 블로그에서 읽었는데,
배 타고나서 입장권 살 수 있다고 했다고,
내가 지금 줄을 서고 있으니,
“입장권 사지 말고 우선 배타는 데로 오라”고
문자를 보냈다.
내 말대로 라우라는 입장권 안 사고
11시 55분 쯤 선착장으로 바로 왔는데,
한 3분 정도 같이 줄을 서다보니,
안내문이 보인다.
이런!!!!!!!!!
이제 사람들이 배를 타기 시작하는데,
앞에 줄서 있던 사람들 중에
배 타지 못하고
매표소 쪽으로 가라고 안내받는 사람들이 보인다.
라우라는 그저 싱글벙글 “어떻게 할까?” 묻는데,
아무래도 내가 읽은 블로그 정보가 잘못된 거 같다.
그래서
“내가 읽은 블로그 정보가 잘못됐나보다.
입장권을 먼저 사야할 것 같다.”
했더니,
라우라는
“어차피 지금 가봐야
매표소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산다”
며 계속 줄을 서 있으려한다.
결국 내가 걱정스러운 표정과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가서 입장권을 사라”
고 라우라를 매표소로 보냈는데,
나는 잠시후 12시 출발 배에 올랐지만,
라우라가 돌아오기 전에 배가 출발했다.
선착장엔 아직도 100-20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배를 못 타고 줄을 서 있는데,
라우라는 그들 중에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라우라가 늦게 도착한 게
그 친구가 배를 못탄 가장 근본적인 이유였는데,
당시엔 내가 입장권 사지말고
바로 선착장으로 오라고 해서
라우라가 배를 타지 못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 때문에 그 친구가
1시간동안 다음 배를 기다릴 걸 생각하니,
너무 속상했다.
내가 스크라딘에서 탄 배는 25분 정도 가서,
스크라딘 폭포 가까운 선착장에서 멈췄다.
배 밖 풍경이 정말 근사한데도
마음이 무거워서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멍하니 창밖을 보고 앉아 있었는데,
배에서 내릴 때쯤
“입장권 사서 배타고 지금 가고 있다”는
라우라의 문자를 받았다.
관광객이 많을 땐 배를 증편하며
유통성 있게 운행하나보다.
하긴 그게 정상인건데,
원칙 자체보다 사람이 우선인건데,
왜 그 땐 그렇게 당연한 방식으로 일이 진행될거라 생각하지 못한걸까?
아무튼 라우라의 문자 이후 그제서야
배 밖 아름다운 자연이
눈에서 가슴으로 전달되고,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도 새삼 느낀다.
이제 사진도 찍는다.
30-40분 쯤 후에 다시 만난 라우라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싱글벙글이고,
난 이제서야 웃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크르카 국립공원의 자연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가장 처음 우리 눈 앞에 나타난 건
스크라딘 폭포였다
크르카 국립공원에는 총 7개의 폭포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건 아마
스크라딘 폭포일거다.
인터넷에 “크르카 국립공원”을 검색하면,
십중팔구 스크라딘 폭포 사진이 나올 정도로
대표성을 띠고 있다
크르카 국립공원 다녀와서
나중에 6월 비엔나에서인가, 오슬로에서인가
미술관에서 본 그림 중에
스크라딘 폭포 그린 풍경화가 있었다.
화가 이름을 보니 크로아티아 사람이 아니었는데,
멀리 와서 이걸 그렸을 정도로,
그리고 난 단번에 그게 스크라딘 폭포인 걸
알아봤을 정도로,
이 폭포는 크고 개성있고 또 아름답다.
하지만 그런 시각적 아름다움 말고
또 하나 특이한 건,
다른 크로아티아 국립공원 폭포들과 달리
여기선 입수가 가능하다는 거다.
폭포 아래서 사람들이 수영하고 물놀이하는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와~~ 천연 워터파크다’
라고 생각했는데,
폭포 아래서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물론 인공적인 워터파크보다
자연이 만든 스크라딘 폭포가 백만배는 아름답다.
물도 훨씬 차갑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이 많이 들어가도
물은 초록빛으로 맑게 빛난다.
그런데 바닥이 미끄럽고 또 바위도 있는 것 같으니,
이 폭포에 입수할 땐
수영할 때 신는 신발을 신으면 좋을 것 같고,
바닥이 깊어졌다 낮아졌다 하는 것 같으니까,
수영 못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이제 여기서 방문객은 크게 둘로 나뉜다.
폭포 가까이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놀이를 하는 그룹과
폭포 옆 다리를 지나 계속되는
트래킹 길을 따라 주위를 한 번 도는 그룹.
라우라와 나는 우선 트래킹을 하고,
트래킹 마친 후에 폭포에 발을 담그는
나름 절충적 방식을 선택했다.
트래킹 길은 갈림길도 거의 없어서
이정표를 계속 따라가다 보면,
다시 스크라딘 폭포 앞으로 돌아온다.
아래 지도의 노란 선이 그 트래킹 루트다.
우리는 천천히 돌면서 사진도 찍고,
또 앉아서 쉬기도 하면서
여유있게 돌아서 3-4시간 걸렸는데,
라우라가 먼저 시베니크로 돌아가고 나서
나혼자 한번 더 돌아보니,
그냥 한번 돌기만 하는데는
1시간-1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이곳에서 수영이 가능한 폭포는
스크라딘 폭포밖에 없다.
그 위로 올라가도 폭포가 나오긴 하는데,
물살이 너무 세고, 흐름이 빨라서,
보기엔 아름답지만,
너무 가까이 가면 안 될 것 같다.
(동영상1: 크르카 국립공원 폭포)
(동영상2: 크르크 국립공원 폭포2)
아래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건 카페였다.
폭포 바로 옆에서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근데 폭포의 물살이 무척 세고
물소리가 아주 커서,
조용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오붓하게 둘이서 대화를 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동영상3: 크르카 국립공원 폭포 3)
(동영상 4: 크르카 국립공원 폭포4)
스크라딘 폭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는
산과 숲 사이를 구비구비 흐르는
크르카(Krka) 강의 절경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는
작은 가톨릭 성당도 있는데,
1761년에 세워진
성 니콜라스 성당(Crkva sv. Nikole)이다.
문이 잠겨 내부는 구경할 수 없었다.
2008 European Competition for Town and Village in Blossom 동판이
아무 설명 없이 바위에 붙어 있다.
스크라딘 폭포 주변 지역엔
폭포뿐 아니라
낮은 늪지도 많았는데,
녹색 수초가 많아 초록색을 띠고 있었고,
같은 녹색이어도 녹조와 달리 물은 맑았다.
걷다보면, 붉은 지붕의 집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엔 카페도 있고,
레스토랑도 있고,
기념품점도 있고,
박물관도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건물이 박물관인데,
무료입장이었다.
여기서 박물관 쪽으로 꺾어지지 않고,
가던 길을 계속 가면
비소바츠(Visovac) 섬으로 가는
배 선착장이 나온다.
박물관엔 수력발전소에 대한 전시물이 있었는데,
나중에 자리를 옮겼지만,
1895년 이 자리에 유럽 최초 수력발전소인
야루가 수력발전소(Hidroelektrana jaruga)가 세워졌단다.
그 수력발전소에 대해서
크로아티아어로 쓴 글을 보면,
하나같이
나이아가라 폭포에 건설된
세계 최초 수력발전소보다 이틀 늦게 준공됐다는
이야기로,
아깝게 최초를 놓친 세계 2번째임을 암시하고,
또 어떤 글에서는 실제로 미국 버팔로 시가
수력발전소에서 전기를 공급받은 건 1896년으로,
쉬베닉보다 늦어,
실제로는 크로아티아 수력발전소가 최초였음을
넌지시 암시하는 내용도 나오는데,
영어로 수력발전소를 검색해보면,
나이아가라 폭포의 수력발전소가
1895년보다 더 일찍 전기를 만들어냈다고 나오고,
(그러면 야루가 수력발전소가 "아까운" 세계2위나
"실제적" 세계 1위가 아니었던 거고)
1895년 이전에 그 외의 몇 개의 수력발전소가 더 세워진 것으로 기술되어서
(그러면 아예 세계2위도 아니었던 거다)
뭐가 맞는 건지 알 수 없다.
아무튼 유럽 최초인 건 맞는 거 같고,
그걸 크로아티아인들이 매우 자랑스러워한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 이외에 박물관엔 물레방아,
크로아티아 전통의상과
예전에 농촌 가정에서 쓰던 집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물살이 세지 않은 곳에선
물고기, 개구리, 도마뱀, 거북이 등도 많이 보인다.
크르카 국립공원은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동영상 5: 크르카 국립공원 개구리)
트래킹 길을 따라가다 보니
멀리 탁트인 전망이 나타난다.
아마도 원래 여기는 전망대였던 것 같은데,
우리가 갔을 때는 물이 차서
들어가기 어려웠다.
이 전망대 근처에서 찍은
아래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다리는
사람들이 수영하는 스크라딘 폭포 바로 옆에 있는,
트래킹이 시작되는 그 다리다.
그 다리 위를 지날 땐 몰랐는데,
멀리서 보니 산이랑 강이랑 붉은 지붕이랑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곳곳에 폭포가 있는데,
폭포 아래 물이 깊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저렇게 물이 많이 쏟아지는데
어떻게 밑에 물이 깊게 고이지 않는지 너무 신기하다.
(동영상 6: 크르카 국립공원 폭포5)
(동영상 7:크르카 국립공원 폭포 6)
섬 안에 수도원이 있는 비소바츠(Visovac) 섬엔
시간이 없어 가지 못하고,
그냥 배타는 선착장까지만 걸어가봤는데,
관광객이 많고,
그들을 위한 트래킹 루트를 잘 만들어놓은
스크라딘 폭포 쪽과 달리,
인적이 드믈고,
좀 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이제 5시 30분 배를 타러 선착장 쪽으로 갔는데,
선착장 앞의 카페의 연못에도 백조 두마리가 있다.
크르카 국립공원은 나에게
끝까지 특별한 모습을 보여준다.
(동영상 8: 크르카 국립공원 백조)
혹시 몰라 좀 일찍 선착장으로 갔는데,
역시 이번에도 사람이 많았다.
첫배는 내 앞에앞에 가족들까지만 탈 뻔했는데,
승선 인원을 체크하던 직원이
한 "사람" 더 탈 수 있다고 해서,
내 앞 가족 대신 내가 배에 올랐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남은 사람들은 다른 배를 타고 돌아가겠지만,
그래도 뭔가 극적으로 배를 탄 기분이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25분 동안 배를 타고 갔다.
(동영상 9: 크르카 강 1)
(동영상 10: 크르카 강 2)
배에서 내려 버스 시간까지 30-40분 남았길래,
스크라딘 선착장 주변을 둘러보는데,
강 위의 선착장임에도 불구하고,
강이 크고 넓고,
이용객이 많은 선착장이어서 그런지
바다 같은 느낌이다.
이건 원래 그냥 시계탑이었나본데,
사진 속 여자분이 서 있는 곳은 현금인출기다.
내가 지금까지 본 현금인출기 중 가장 특이하다.
바다의 항구처럼 배가 여러대 정박해 있고,
요트도 보인다.
여기서도 또 낯 안가리는 백조가 등장했다.
스크라딘(Skradin)엔 시외버스터미널이 따로 있지 않고,
그냥 고속도로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자다르", "시베니크”, "스플리트" 등
다른 도시로 가는 버스를 타면된다.
이건 플리트비체에서도 그랬었다.
난 5-10분 정도 일찍 버스정류장에 갔는데,
"자다르" 행 버스가 벌써 도착해 있었다.
6시 30분 버스였는데,
사람들 다 타고
6시 26분인가 27분인가에 버스가 출발했다.
만약에 시간 딱 맞춰갔으면 못 탈뻔 한거다.
한국 블로그에서
버스가 먼저 떠나버려서 버스를 타지 못한
크로아티아 여행객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난 버스를 못탄 적은 없지만,
이후에도 크로아티아에서
버스가 예정시간보다 조금 일찍 출발하는 경험을 꽤 여러번 더 했다.
보통 버스는 예정된 시간 정각이나 그것보다 조금 늦게 출발하는데,
가끔씩 많이는 아니고,
1-3분 정도 일찍 출발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다른 도시 들렀다 오는 버스의 경우
그런 일이 더 빈번하니,
크로아티아에선
버스 출발시간에 너무 딱 맞춰서 가지 말고,
좀 여유있게 정류장 혹은 터미널에 가는 게 낫다.
(동영상 11:스크라딘-자다르)
스크라딘 폭포 주변 트래킹 코스 돌면서
라우라가 그랬다.
플리트비체랑 비슷하다고들 해서,
오지말까 했는데,
오길 잘 한 것 같다고,
크르카 국립공원과 플리트비체는 다르다고.
폭포에, 호수에, 트래킹코스 때문에
크르카 국립공원이 플리트비체를 연상시키긴 한다.
그런데 라우라 말대로 확실히 다르기도 하다
우선 플리트비체가 무엇보다 "호수"라서,
그 자체로 완결된 느낌이라면,
크르카 국립공원은 무엇보다 "강"이어서,
어떤 큰 연속선 상의 한 점인 것 같은,
그래서 공원 밖에도
그 자연이 계속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플리트비체가 “그냥 자연”이라면,
크르카 국립공원엔 박물관도 있고,
카페도 있고, 레스토랑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있고,
성당도 있고,
(나는 못봤지만) 수도원 같은
사람이 만든 건물들도 있어,
“자연”뿐 아니라 “문화”도 있다.
그리고
플리트비체의 자연이 멀리서 보고 감상하고 경탄하게 되는 거대한 무언가라면,
크르카 국립공원의 좀 더 규모가 작은 자연은
트래킹루트 바로 옆에 있어 가깝기도 하고,
먼 자연도 눈 앞에 바로 펼쳐지는 데다가,
폭포에 들어가 수영을 할 수도 있고,
폭포 밑에 서 있을 수도 있어서,
훨씬 친근한, 닿을 수 있는 무언가다.
여기는 한 번 돌고 나면
'다 봤구나' 싶은 느낌이 있는데,
플리트비체 땐 그런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로슈키 폭포와 수도원이 있는 비소바츠섬을
가보지 못힌 나에게는
여전히 미지의 무언가이기도 하다.
플리트비체는 플리트비체대로
크르카 국립공원은 크르카 국립공원 대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하나 확실한 건
크로아티아는 정말 특별한 자연을 가진
아름다운 나라라는 거다.
그리고 사진이나 동영상 말고
실물이 훨씬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