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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oga Sep 01. 2018

2020 유럽문화수도 리예카(Rijeka)는 항구다.

다양한 시대, 다양한 표정을 담은 생기 있는 도시


2018년 5월 크로아티아어 학교에서

리예카오파티야로 단체 관광을 갔을 때,

크로아티아 최초의 관광지 오파티야에 가기 전 

리예카에 먼저 들렀다.



우선 트르사트리예카의 중요한 유적을 

선생님과 가이드 설명 들으며 함께 둘러보고,

점심 즈음해서

2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얻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우리반 친구들 7-8명이 뭉쳐다니게 됐다.


우린 바다를 바라보며 

"경치 좋은 해변"에 앉아 

각자 챙겨온 점심을 먹고 싶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해변이 안 나타나서,

결국 어떤 공원 구석에 앉아 

서로의 얼굴을 보며 점심을 먹었다.


바닷가에 있는 도시니

당연히 해변이 가까이 있을 줄 알았던 

우린 좀 실망했다.


그리고 그 소풍 이후로 한참동안 

"리예카가 생각보다 별루"라는 뉘앙스로, 

리예카에는 해변이 없더라는 얘기를 했다.


내가 리예카와 오파티야에 가기 며칠 전

거길 다녀왔던 터키 친구도 

"리예카엔 좀 실망했다. 

오파티야가 훨씬 낫다"

고 했다.


하지만

그런 얘기를 먼저 듣고 가서 그런지,

여행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지,

난 멋진 해변이 없어도 

리예카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당시에 취향 다른 우리반 친구들이랑 다니느라 

구시가를 다 둘러보지 못한 게 아쉬워서, 

결국 7월에 풀라(Pula) 가면서 

한번 더 리예카에 가기도 했는데,

그 때도 좋았다.


리예카 중심부에 해변이 없는 건 맞는데,

해변이 아쉬운 사람은 버스타고 20분이면 가는

오파티야(Opatija)에 가면 된다.


오파티야까지 가지 않더라도 

시내버스 타고 동쪽과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또 해변을 만날 수 있다.



다른 크로아티아 해안 도시들과 달리 

비록 가까이에 해변이 없어도

리예카는 구시가도 예쁘고,

아드리아해 연안의 다른 크로아티아 도시들과 다른 

리예카 만의 개성이 있고,

도시 안에 여러 시대가 겹겹이 쌓여있고,

관광객을 위한 도시가 아닌 현지인의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현재적 생기와 활기가 있다.


리예카는 뭔가 남보기 좋게 잘 꾸며놓은 

관광지 같은 느낌이 덜한데,

난 그런 자연스러움이 좋다.


그리고 

그래서 그런지 다른 크로아티아 해안지역에 비해 

식당 물가도 별로 비싸지 않다.

한국이랑 거의 비슷하다.




리예카(Rijeka)는 크로아티아 북서부 

이스트라(Istra)반도에 위치하고 있고,


수도 자그레브(Zagreb),

달마티아 스플리트(Split)에 이어 

크로아티아 제3의 도시다.


수도인 자그레브에서는 

버스로 2시간-2시간 반 정도 걸리고,

비용은 편도 60(약 만원)-125쿠나 정도다.


거리도 가깝고, 

차편도 하루 30-40편 정도라,

자그레브에 있을 때 

리예카는 맘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도시였다.


http://www.worldeasyguides.com/europe/croatia/rijeka/where-is-rijeka-on-map-of-croatia/


리예카(Rijeka)'강(river)'이라는 의미다.


어원이 아니라, 

현대 크로아티아에서 그 자체로 '강'이다.


다른 슬라브어에서도 '강'이 비슷한 발음의 단어라,

처음 들었을 때,

도시 이름이 "리예카"라는 게 신기했다.


이탈리아어로는 Fiume인데,

그 또한 '강'이라는 의미란다.


리예카는 이탈리아로 Fiumara 혹은 Eneo, 

크로아티아어로 리예치나(Rječina) 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는데,

아마 그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 같긴 하다.


그 강이 그렇게 크거나 한 것 같진 않은데,

왜 도시 이름에까지 영향을 미쳤나하고 

지도를 살펴보니,

그것 말고 리예카 주변에 강이 거의 없다.


아마 동네 사람들의 식수원으로 

그 강이 매우 중요한 곳이었을거고,

그래서 '강'이라는 보통명사가 고유명사로 

기능전이되었나 보다.


고고학 유적으로 보면 

구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했다는 리예카는 

역사에 기록된 걸로 보면

현재 트르사트(Trsat)라고 불리는 지역에

기원전부터 고대도시가 자리잡았던,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된 유서 깊은 도시다.


이후 로마제국의 일부가 되었다가,

동고트, 비잔틴, 프랑크 왕국 등의 지배를 받았다.

 

달마티아와 이스트라의 

다른 크로아티아 연안 도시들과 달리,

7세기경부터 꽤 오랫동안 

크로아티아 공국, 크로아티아 왕국의 일부였다.


그리고 19세기 초 몇년간 일리리야 지방으로 

나폴레옹의 프랑스령이 되기도 했지만,


15세기 중반부터 20세기초 1차세계대전 때까지

행정적으로 오스트리아의 일부였다.


다른 크로아티아 연안 도시들이 

오랫동안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배를 받다가

18세기 말 오스트리아의 일부가 된 걸 생각해보면

상대적으로 오래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은 리예카엔

당시 오스트리아 해군함대가 주둔했다고 한다.


지금도 바다가 없고,

당시에도 이스트라 지방을 차지하기 전까진

바다가 없었던 오스트리아에게 

리예카는 매우 중요한 해상도시였다.


하지만 그런 행정적 지배와 관계 없이 

리예카에 실제로 거주한 사람 중에는

이탈리아인과 크로아티아인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1차세계대전 이후

리예카는 이탈리아,

그 주변 지역은 유고슬라비아가 분리지배하다,


2차세계대전 이후 

유고슬라비아의 영토가 되었고, 


1991년부터 크로아티아 땅이 되었다.




1. 트르사트 (Trsat)


트르사트 리예카의 고대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리예카 북동쪽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처음엔 리예카 옆의 소도시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리예카 안에 있는 아주 오래된 동네다.


리예카는 "트르사트"의 라틴어 이름 

"타르사티카(Tarsatica)"

1C경 역사에 처음 등장했는데,


현재는 기원전후 로마나 

그 이전 일리리야의 유물이 아닌

13세기 중세성성당이 남아있고,

언덕 위라 탁 트인 리예카 전망을 볼 수 있다. 


단체관광객이었던 우리는 

커다란 버스를 타고 갔지만,

리예카 시내에서 시내버스를 타거나

16세기에 만들어진 561계단을 

30분 정도 걸어올라 갈 수 있다고 한다.


https://issuu.com/visitrijeka/docs/trsat_mapa 


전설에 따르면, 

13세기 성모의 집을 나사렛에서 

이탈리아 로레토(Loreto)로 옮기던 천사들이 

트르사트에서 쉬면서, 

그 집이 이 곳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고 한다.


프란코판(Frankopan)이라는 

당시 크로아티아 왕이 바로 그곳에 성당을 지었고, 

그게

트르사트 성모 성당(Church of Our Lady of Trsat,

Crkva Gospe Trsatske)[위지도 왼쪽 상단 25]인데 

14세기에 교황이 성당에 성화를 선물했다. 


그런 심상치 않은 사연 때문에 

이 성당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현재 트르사트 성(Trsat Castle, Trsatska gradina) 

[위 지도 28번]이 서있는 자리엔 

일리리야와 로마 시대에도

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의 성은 

13세기 크로아티아 프란코판 가문에 의해 

건설된 것이다.


이후 트르사트 성은 17세기 

베네치아 공화국과 오스만제국의 공격을 당하고,

그 이후엔 특별한 역할을 하지 못해서 방치되다가

19세기에 복원되었다.


근데 일부는 아직도 복원작업 중이었다.


입장은 무료다.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베네치아 공화국 대신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를 받았지만,

그래도 

성 입구엔 날개 달린 "베네치아 사자"가 있다.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트르사트 성의 가장 큰 무기는 

리예카 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이다.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자그레브에서 리예카 가는 길에 있는 

굴과 다리도 보인다.


버스 타고 가면서

저 다리에서 보는 트르사트도 근사하다.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트르사트 남서쪽

리예카(Rijeka) 시내는 이렇게 생겼다. 

남쪽엔 바다, 북쪽엔 구시가가 있다.


http://www.orangesmile.com/travelguide/rijeka/high-resolution-maps.htm



2. 항구


리예카에 처음 갔을 땐 그냥 

'해변이 없다'는 것만 알았는데,

두번째 가서 보니,

해변 대신 항구가 있다.


리예카를 다녀온 관광객들이 

별로 볼 게 없다고들 하는 건 아마도,

다른 크로아티아 해안도시들과 달리

리예카 시내 앞에 항구가 막고 있어서 

멋진 바다를 볼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 항구도 볼거리 같았다.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지방의 해안도시는 

다들 비슷비슷하게 생겼는데,

리예카는 항구라서 다른 해안도시들과 다르게, 

좀 더 거칠게, 좀 더 투박하게 생겼고,


또 그 항구가 'ㄷ'자 모양으로 

다른 항구들과도 다른 개성있는 모습이다.


트르사트에서 리예카 윗모습을 볼 수 있다면,

ㄷ자 항구 건너편에선 

바다를 낀 앞모습 혹은 옆모습이 눈에 들어오는데,


예쁘고 오래된 건물도 있고,

별로 안 예쁜 20세기 아파트도 있고,

빨간 지붕의 작은 집들도 있고,

한국 아파트 같은 밋밋한 회색 빌딩도 있는게,

전시용 공간이 아니라 사람사는 데 같아서,

그냥 가식 없이 솔직한 모습인 것 같아, 

자연스러워서 좋다.


두번째 리예카에 갔을 땐,

리예카에서 랍(Rab) 섬에 가느라고,

그냥 구경만 한 게 아니라, 

여기서 배를 타기도 했는데,

여객선 표를 구매하고 탑승하기에도 편리하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동영상: 리예카 항구)

(2018년 7월, Rijeka, Croatia)


ㄷ자 항구 남쪽벽은 

그 너머가 볼 수 없게 높게 쌓인 돌담인데,

그 벽 한구석에 이런 게 써 있었다.


Napustio sam svoj grad zbog ekonomskih razloga.
경제적 이유 때문에 나는 고향을 떠났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여객선 타러 가는 길에 있는 다리는 

골조는 철교같이 생겼는데,

북쪽의 나무 바닥은 

낡은 나무판 사이에 빈틈이 있어서 

틈새로 바다가 보여서 좀 무섭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이건 항구에서 구시가쪽으로 오는 길에 있는

어떤 고서점 앞 난해한 "현대적" 설치물.


(2018년 7월, Rijeka, Croatia)


그 길의 명패엔 

가보르 바로스(Gabor Baross)가

1886-1889년 헝가리 교통부 장관 시절에

리예카 항구가 건설되었고,

그는 리예카 명예 시민이라고 쓰여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 

헝가리가 크로아티아를 지배할 때였나보다.


뭐 들어본 이름도 아니라 

그냥 지나쳤을텐데,

헝가리어가 쓰인 화려한 화환 때문에 

한번 더 쳐다보고, 괜히 글씨도 읽어보게 된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3. 시장(Velika tržnica, Main Market)


리예카 시장은 구시가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지도 14번]


현재 리예카 시장은 

과일, 채소, 생선, 육가공품 다 파는데,

바닷가 도시답게 원래는 

노천 생선시장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바다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게 오랫동안 노천 생선시장이었던 곳에 

1866년 생선시장 건물을 지었다.


희한하게도 

폴란드, 불가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엔 다들

아케이드처럼 생긴 "시장 건물"이 있는데,

그 장식이 많은 고전적 대형건물 안의 시장이 

다들 19세기 말 -20세기 초 쯤에 지어졌다.


아마도 그 때 이런 시장이 유행이었나보다.


리예카의 첫 생선시장 건물 이후에 

비엔나 아르누보 양식 건물 두채를 더 짓고,

외벽에 과일과 해산물 그림을 부조로 새겨넣었다.


19세기 후반이면 오스트리아 지배기였던 건데, 

당시 가장 핫한 건축 사조의 영향을 받아 그런지, 

어딘가 모르게 좀 조악한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 시장 건물은 좀 근사하다.


지금은 비슷하게 생긴 녹색 건물이 두개,

그 뒤로 좀 다르게 생긴 건물이 하나 있는데,

녹색 건물 둘 중 하나에선 해산물을, 

나머지 하나에선 육가공품을 판다.


그리고 건물 밖에선 과일, 채소, 꽃을 판다.


난 5월엔 여기서 딸기를,

7월엔 여기서 블루베리블랙베리를 사먹었는데,

가격은 자그레브보다 아주 약간 비싸고,

(한국보다는 아주 많이 싸다)

좀 더 신선하다.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시장 바로 옆에는 노랑, 빨강 줄무늬로 알록달록한 

터키하우스(Turkish House, Turska kuća)가 있다.


19세기말 터키 영사가 

이 건물 외벽을 이렇게 이국적으로 장식했는데,

크로아티아에 유일한 

신무어(Neo-Moorish)양식 건물이란다.


불가리아에서도 본 건축 스타일인데,

그게 그런 명칭인 줄은 몰랐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4. 리예카 국립극장 (The Croatian National Theatre Ivan Zajc , Hrvatsko narodno kazalište Ivana pl. Zajca)


리예카 시장 옆에 커다란 공원이 있고, 

그 끝에 고풍스러운 건물이 보이는데, 

그게 리예카 국립극장[지도 15번]이다.


원래 여기 아닌 길건너편에 극장이 있었는데, 

안전상의 이유로

1885년 이곳에 새로 

외부는 르네상스 스타일,

내부는 바로크 스타일인 극장을 건설하게 되었다.


내부에는 못 들어가봤는데,

내부 천장 그림에 

21살 구스타프 클림트가 참여했다고 한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아마 곧 어떤 오페라에 조수미가 출연하는지,

2018년 7월엔 그녀의 사진이 밖에 걸려있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리예카 국립극장 공식 명칭엔 리예카 출신 작곡가 

이반 자이츠(Ivan Zajc)의 이름이 붙어있는데,

극장 앞엔 그의 동상이 서 있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5. 모델로 궁전(Palača modello, The Modello Palace)


리예카 시장 앞에 지하도가 있는데, 

그걸 건너면 구시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지하도를 나서면 

바로 눈 앞에 고풍스러운 건물이 나타나는데,

그게 바로 모델로 궁전[지도 13번]이다.


모델로 궁전 자리엔 원래 극장이 있었는데,

안전상의 이유로 그걸 허물고,

1885년 은행 건물을 지었다.


극장은 길 건너편에 새로 지어,

그게 현재 리예카 국립극장이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장식이 화려해서

눈길을 사로잡는 이 건물은

현재 리예카 시립도서관으로 사용된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이건 모델로 궁전 옆 건물의 벽장식.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지만,

20세기 초 아르누보 양식인 것 같아 보인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6. 성 니콜라스 정교성당(The Church of St. Nicholas,Crkva svetog Nikole)


모델로 궁전 서쪽에 있는 건물 끝에 있는

성 니콜라스 정교성당[지도 16번]은

18세기 후반 오스만터키를 피해 도망쳐온

부유한 세르비아인들이 지은 정교 성당이다.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에서 가지고 온 

많은 성상화가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속설에 따르면,

정교 성당 지을 땅을 달라고 계속 요청하는 

세르비아인들에게 화가 난 리예카 시장이

앞 바다에 돌을 던지며, 

거기에 성당을 지으라고 했고,

이에 세르비아인들이 바다를 메워

그곳에 정교 성당을 지었다고 한다.


그건 사실이 아니지만,

원래 예전엔 바다였던 곳에 지은 성당인 건 맞고,

그리고 정말로 성당이 

예전 구시가 경계였던 시 첨탑과 엄청 가깝긴 하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7. 시 첨탑 (Gradski Toranj, The City Tower)



시 첨탑 [지도 17번]은 중세시대에 건설되었다.


원래는 부두에서 구시가로 통하는, 

낮엔 열렸다가 밤에는 닫히는 문이었고,


그 양옆으로 중세식 성벽이 있었나본데,


18세기 후반 그 성벽을 없애고,

건물들을 건설하면서

시가지가 확장되어

지금은 리예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그 왕가 시절 

이 탑에 바로크 장식을 많이 덧붙여서,

매우 아기자기하고 또 화려하다.


시청탑 중간의 서로 다른 곳을 보는 쌍두 독수리

오스트리아 제국의 상징이고,

지붕 위와 시계 밑의

서로 같은 곳을 보고 

물 흐르는 항아리 위에 서 있는

쌍두 독수리

리예카 시의 문장으로 

17세기 오스트리아 제국에서 선물한 것이다.


탑에 새겨진 두 얼굴의 주인공은

오스트리아 황제 레오폴드와 카를 4세로, 

이 시청탑의 많은 디테일이 

오스트리아와 연관되어 있다.


지붕도 비엔나에서 많이 본 스타일이다.


시청탑의 시계도 

오스트리아 지배기인 17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시계탑 양 옆으로 펼쳐진 코르조(Korzo)거리는 

리예카의 가장 큰 번화가로,

18세기 후반 건설된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21세기의 상점, 카페, 레스토랑들이 섞여 있는,

예쁘면서도, 재미있고 또 활기가 있는 곳이다.


넓고 긴 길이어서 

그냥 두리번두리번거리며 산책하기에도 좋다.


나는 이 길이 좋아서 

여러번 왔다갔다 했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8. 고대 로마문 (Stara vrata, The Old Gateway)


시청탑에 있는 문을 통해 북쪽으로 걸어가면 

고대 로마문 [지도 10번]을 만날 수 있다.


고대 로마문은 리예카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이다.


예전엔 이 문이 개선문일 거라고 추정했는데,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고대로마 시대 리예카, 즉 타르사티카(Tarsatica)의

시가지 및 요새로 통하는 정문이었음이 밝혀졌다.


이 문 북쪽에 있었을 당시의 요새 및 시가지는 

중세시대 다른 건축들로, 

그리고 그 이후 또 다른 건축들로 대체되었고, 

당시 건축 중에선 이 문만 남아있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9. 로마 폐허 (Roman Ancient Ruins, Ostaci rimskih kastruma) 


고대 로마문을 통과해 북쪽으로 걸어가면 

로마시대 폐허[지도 9번]가 나온다.


로마시대 군사요새였던 곳이다.


2007년에 고대유물들이 발견되어서

2013년부터 고고학 공원(Arheološki park)으로 

조성되었다.


건물도 없는 그냥 공터인데, 

그 주변에는 카페나 호텔도 있었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고대 로마 폐허 서쪽에 위치한 

파비아노, 세바스티아노 성당(St. Fabian and Sebastian’s Church, crkvice sv. Fabijana i Sebastijana) [지도 8번] 자리엔 원래 

중세시대 역병이 리예카를 휩쓸고 지나간 후, 

13세기 작은 성당을 지었고,

현재의 성당은 바로크 양식으로

17세기에 좀 더 크게 새로 지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아주 작은 성당이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10. 대성당 (Katedrala sv. Vide, The St. Vitus Cathedral )


성 비토 대성당 [지도 7번]은 17세기에 지어진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특이한 점은 원통 모양이라는 거다.


크로아티아 유일의 바로크 로툰다(Rotunda)라는

이 성당은 베네치아 성당을 본따 만들었단다.


원래는 예수회 성당으로 지어졌는데,

나중에 대성당이 되었다.


입장은 무료다.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대성당 동쪽에 붙어 있는 아치에는 

1627년 이곳에 예수회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학교를 설립했다는 내용의

판넬이 있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11. 리예카 터널(Riječki tunel, Rijeka Tunnel)


리예카 터널은 

2차세계대전 중에 지어진 방공호 성격의 터널로,

대성당에서부터 구시가 서쪽 돌라츠(Dolac)까지 

꽤 길게 이어진다.


리예카 터널은 TunelRi 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리예카를 이곳 방언으로 리카(Rika)라고 불러서

뒤의 Ri는 리예카를 의미하고,

Ri는 이 도시에서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전쟁 후 오랫동안 폐쇄되었다가 

2017년 일반에 개방되었다.


신기하게도 크로아티아엔 

리예카말고 다른 도시에도, 

적어도 자그레브와 풀라에도,

이런 반공호로 만들어진 터널이 있다.


입장료는 무료인데,

내가 갔을 때 다른 사람은 

현지인이든 관광객이든 한명도 못 봤다.


난 7월이라 그냥 들어가기만 해도 시원했는데,

마치 시원한 바다를 상상하라는 주문처럼,

터널 안 스피커에서 갈매기 소리도 나온다. 


입장 시간은 9시부터 5시까지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동영상: 리예카 반공호 터널)

(2018년 7월, Rijeka, Croatia)




12. 성모 승천 성당(Saint Mary of the Assumption Church, Crkva Uznesenja Blažene Djevice Marije)


성모 승천 성당[지도 12번]은 중세시대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역사에 가장 먼저 언급된 건 15세기고,

성당 종탑에 1377년 건설됐다는 글귀가 있어,

성당은 그전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성당 옆의 종탑은 

사탑(Kosi toranj, The Leaning Tower),

 40cm가 기울어진 탑으로 유명하다.

탑 밑 지하수 때문에 그렇단다.


탑의 아래 벽돌 모양을 보면 그런 것 같은데,

그냥 탑만 보면 사실 기울어진 걸 잘 모르겠다.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성모승천성당은 구시가 동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 바깥으로 나가면 리예치나 강과

20세기에 형성된 듯한 주택가가 나오고,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그 남쪽으로 가면 

좁은 골목의 카페, 레스토랑, 상점을 지나

코르조(Korzo) 길로 통한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13. 법원(Sudbena palača)과 박물관


리예카 대성당 북쪽엔 원래 있던 성을 허물고 

20세기초에 건설한 법원 [지도 6번]이 있고,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그 건너편엔 경사진 언덕 위로 

기다란 돌벽이 서 있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그 돌벽을 따라 올라가면 

리예카 시 박물관(Muzej grada Rijeke, Rijeka City Museum) [지도 4번], 



(2018년 7월, Rijeka, Croatia)


국립 보존기록관(The State Archives, Državni arhiv) [지도 23번],

http://www.riarhiv.hr/english/index.html


(2018년 7월, Rijeka, Croatia)


크로아티아 해양, 역사 박물관(Pomorski i povijesni muzej, The Maritime and History Museum) [지도 5번] 등이 나온다.

http://ppmhp.hr/en/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특히 해양, 역사 박물관엔 

타이타닉 호의 구명조끼가 전시되어 있는 걸로 

유명하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던 밤, 

마침 뉴욕에서 리예카로 항해하던 

"카르파티아(Carpathia)"호의 선원들이

승객들의 구조를 도왔는데,

그 선원들 중 한명이 기념으로

타이타닉호의 구명조끼를 가져왔고,

그게 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거다.




14. 리예카 대학 도서관 (Sveučilišna knjižnica, University Library)


해양, 역사 박물관 남쪽에 

바다쪽으로 난 길고 넓은 계단이 있다.


리예카 중심부에 있는 

워낙 넓고 긴 계단이라

대표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냥 

"리예카 계단(Riječke stepenice)"이라 불렸었는데,


2016년 리예카 적십자 135주년을 맞아 

"적십자 계단(Stube Crvenog križa)"이라는 

새 이름을 지어서

계단 한쪽 벽에 그 거리명도 붙였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이 곳에서는 매년 8월말

"리예카 계단(Riječke stepenice)"이라는 이름의

패션쇼가 열린다.


찾아보니 올해도 며칠 전에 열렸다.


사진 출처: https://100posto.hr/bubble/modna-poslastica-u-rijeci-za-sve-trendsetere


계단 아래 동쪽에는 고전적 장식의 

기둥들이 서 있고,

그 너머로 노란색의 시의회 궁전이 보인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그 계단 끝 서쪽에는

리예카 대학도서관[지도 2번]이 있다.


리예카 대학도서관은 

1627년 예수회 학교의 도서관으로 시작되었다. 


현재의 대학도서관 건물은 

원래 19세기에 건설된 

여자 초중고등학교 건물이었는데,

1948년부터 도서관 건물이 되었다.


100년이 넘은 건물인만큼 지금은 좀 낡아보이는데,

얼마전에 외벽 재건이 시작되어서

아마 몇년 후엔 완벽하게 다른 모습이 될 것 같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리예카 대학도서관이 있는 길은 

"아래"라는 의미의 돌라츠(Dolac)인데,

돌라츠 길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예전에 여자 초중고등학교였던

리예카 대학도서관이 그 길 동쪽끝에 있고,

예전에 남자 초중고등학교였던

이탈리아 학교가 그 길 서쪽끝에 있는데,

이탈리아 학교는 리모델링이 완성됐는지 

새 건물 같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19세기에 건설된 베네치아 하우스도 

눈길을 끄는 외관이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15. 성 예레미야 성당(St. Jerome's Church, Crkva sv. Jeronima)과 도미니코 수도원(Dominican monastery, Dominikanski samostan) 


리예카 대학도서관 동쪽의 골목 안쪽에는

성 예레미야 성당도미니코 수도원 [지도 1번]

이 있다.


14-15세기 건설된 고딕양식 성당 맞은 편에는

19세기 후반에 건설된 

시의회 궁전(The Municipal palace, Palača Municipija)이 있다.


그 두 건물 사이의 작은 광장 가운데에는 

스텐다라츠(Stendarac)라는 돌깃대가 있는데,

겉보기도 심상치 않은 이 석조 건축은 

심상치 않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1508년 오스트리아의 막시밀리안 황제가 

이곳에 깃대를 세우고,

그 위에 리예카가 가진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글을 적었다. 

(잘 보면 글자가 보인다)


그런 오스트리아에 위협을 느낀 

베네치아 공화국이 같은 해 리예카를 침공해 

방화와 약탈을 했고,


리예카는 돌 기둥에 

리예카의 수호성인인 성 비토를 새겨

오스트리아 황제에 대한 신의를 드러냈다.


성 비토는 한 손엔 리예카를,

다른 한 손엔 황제가 보장한 글을 들고 있다.


언뜻 이 기둥은 

당시 오스트리아와 리예카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 리예카의 자유과 권리에 대한 상징이라,

지금도 

국경일엔 이 깃대에 리예카 깃발을 건다고 한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이 광장 남쪽엔 코르조(Korzo)길로 

나가는 통로가 있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16. 아드리아 광장(Jadranski trg)


돌라츠(Dolac) 길에서 좀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아드리아 광장이 나온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아드리아 광장에서 코르조(Korzo)길이 끝나는데,

가운데 현대적인 분수가 있고,

그 주위에는 고전적인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고,

차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남쪽으로는 바다와 항구가 보여, 

리예카의 과거보다 현재가 많이 느껴진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17.루르드 성모 성당(Kapucinska Crkva Gospe Lurdske, The Church of Our Lady of Lourdes)


아드리아 광장에서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루르드 성모 성당 [19]은

리예카 버스터미널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어서,

시외버스를 타고 리예카에 가는 사람들이

가장 처음 만나는 

리예카의 건축일 것 같다.


20세기 초 신고딕양식으로 건설된 이 성당은

그 장식이 매우 화려할 뿐 아니라,

성당 앞 계단으로 올라가면

앞의 항구가 다 보여서 전망도 좋다.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동쪽엔 19세기에 건설된 

플뢰흐 궁전(Palača Ploech, The Ploech Palace) [지도 18번]이 있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2018년 5월, Rijeka, Croatia)




18. 기차역(Rijeka Railway Station, Rijeka Glavni kolodvor)


리예카 기차역은 구시가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19세기말 헝가리 건축가의 작품이다.


19세기 후반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중

헝가리가 크로아티아를 지배했는데,

아마도 그래서 중요한 기간시설인 기차역도 

헝가리 건축가가 건설했나보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중요한 항구였던

리예카를 대륙의 주요도시와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

아마 철도였을거다.


산이 많고, 해안도시도 많은 크로아티아는 

기차보다는 버스로 다니는 게 편하고, 

크로아티아인들도 대체로 버스를 선호해서,

지금은 그리 이용객이 많아 보이진 않다.


그래도 100년도 더 된, 

"자연스럽게 나이가 든" 그 고풍스러운 건물은 

매력적이다.


그런데 기차역도 기차역이지만,

오래된 건물이며, 오래된 기찻길이며

기차역 가는 길이 좋았다.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2018년 7월, Rijeka, Croatia)




19. 카니발


오랜 그리스도교의 전통을 가진 유럽 국가들은 

부활절 전 금욕하는 40일의 사순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일요일

떠들썩한 카니발을 한다.


나는 그 때 자그레브에서 

떠들썩한 카니발을 기대하고 시내에 나갔는데,

내가 너무 늦었는지, 

아님 원래 뭐가 없는지, 

행사도 없고 사람도 없이 너무 조용했다.


그 얘길 수업시간에 했더니,

크로아티아어 선생님이 

자그레브엔 원래 카니발 없다고,

카니발 볼려면 리예카 가야 한다고 했다.


알고보니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떠들썩한 카니발을 

하는 도시가 바로 리예카고,

"크로아티아 카니발"을 검색하면 리예카가 나온다.



나는 그 때 미처 몰라서 놓쳤지만,

혹시나 2월 즈음해서 크로아티아에 가게 되면

리예카에 들러 

카니발도 경험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밖에 크고 작은 행사들도 많으니,

리예카에 가게 되면 

그런 행사도 체크해보는 게 좋다.




20. 2020년 유럽문화 수도(The European Capital of Culture in 2020)


리예카에 가기 전 자그레브에서

리예카 출신 크로아티아 친구를 만난 적 있다.

이탈리아 친구 키아라의 친구 낸시였는데,

이탈리아어가 전공이라고 했다.

아마 둘이 언어교환하며 만났나보다.


그 친구는 내가 처음 만난 

비 자그레브 출신이었는데,

자그레브 사람들이 좀 점잖고 

감정표현도 많이 안하고 약간 샌님 같다면,

그 리예카 출신 친구 낸시는 

표정도 풍부하고 감정표현도 많이 했다.


우리는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가끔씩 우연히 학교에서 만나곤 했는데,

그러면 그렇게 반가워하고,

또 나도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그 친구는 결코 기억하기 쉽지 않을 

내 이름을 꼬박꼬박 부르면서 

항상 가식 아닌 진짜 웃는 얼굴로 

얘기하곤 해서,

별 얘기 안했는데도

그 친구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다들 볼 것 없다고 하는 리예카가 

이상하게도 맘에 든 건,

어쩌면 그런 낸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리예카가 표정과 감정이 풍부하고,

좋은 에너지가 가득하고,

괜히 만나면 기분좋은 낸시를 닮은 것 같다.


리예카는 역사가 오래된 도시여서

그리고 여러 나라의 지배를 받은 도시여서, 

도시 여기 저기에 그 나라들이, 

그 문화들이,

그 건축들이,

이야기들이 흩어져 있다.

 

그리고 내가 미처 아직 알지 못한 

수많은 다른 이야기도 숨어있을거다. 


그런 의미에서 리예카가 크로아티아 최초로 

2020년 유럽문화수도로 선정된 건 

전혀 이상하지 않다. 


난 리예카가 그냥 흔한 관광지가 아니라서,

너무 예쁘고 잘 보존되긴 한데 

현지인들은 잘 가지 않은

외지인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서,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있는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를 위한 

친근하고 편안한, 경계 없는 공간이어서 좋았다. 


다른 크로아티아 해안도시에선 느끼지 못했던

항구도시의 투박함이나 역동감  

같은 것도 매력적이었다.


그 특유의 생기 에너지다재다능함

"유럽문화수도"라는 타이틀과 너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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