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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선꽃언니 Jun 29. 2021

끼니 챙기기는 내 몫

우리 집 두 남자 밥 먹는 모습은 흐뭇해

우리집 두 남자 밥먹는 모습에 반하다

아빠가 요리학원에 다닌다고 한다면 아빠가 주장하는 대로 분가를 고려해 봐 줄 수도 있겠다. 어쨋든 자구적으로 식사 잘 챙겨 먹는다는 것이 안심이 될 테니. 끼니 때마다 내가 식사 준비한다고 긴장 할 일도 없다. 그러나 아빠는 요리학원 얘기를 꺼내기가 무섭게 아주 단호한 어조로 그냥 나가서 사 먹고 말지, 하는 입장이다. 사 먹는 것도 해보니 하루 이틀이더라면서 투덜거린 지 하루가 못간다. 


남편은 형편이 좀 낫다. 어려서부터 맞벌이하는 부모님 밑에서 혼자 이것저것 챙겨 먹어 버릇했던지 혼자 있어도 제대로 잘 챙겨 먹는다. 결국 밑반찬 몇개 끄집어 내 먹는게 다 이긴 하지만. 남편도 요리를 잘 모르다보니 뭘 만들어 먹는다고 뚱땅거리기는 하는데 주방이 엉망이 된다.  


어쩌겠어. 내가 요리를 해야지. 요리라고 거창하게 부를만한 것을 못 만들더라도 끼니때 되면 밥을 차리고 치우고는 자연스럽게 내 몫이다. 할 땐 귀찮은데 또 먹는 모습 보면 짠하기도 하고 가슴 한편이 푸짐해진다.


다음 달부터 요리학원을 좀 다녀서 밑반찬이나마 만드는 방법을 배워볼까 한다. 지금처럼 밀 키트를 사 먹는 게 나을지 아직도 고민인데 아빠는 내가 요리학원을 다녔음 하고 벌써 몇 번씩이나 얘기를 했다.

나는 둘째치고
니 새끼 낳으면 해먹여야 할거 아니냐

내 새끼는 언제 나올지 모르고요 . 요리학원에 가는건 순전히 아빠와  남편을 위해서랍니다.

아빠는 내 효심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는 요리에 별 취미가 없는데 그저 어떻게 잘 좀 드시게 해 보려고 학원까지 고려하는 이 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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