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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선꽃언니 Aug 27. 2021

산부인과에 가면

아기들이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한 달에 한번 배란일을 체크하러 산부인과에 들른다. 병원에서 어김없이 갓 출생한 아기들과 조우하게 된다.  아기들을 볼 때마다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보통 엄마가 될 때 즈음에는 아기들이 예뻐 보이기 시작한다는데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아기들이 운다. 엘리베이터에서 복도에서 여기저기서. 그러면 초보 엄마들은 어쩔 줄 몰라하며 아기를 안은 몸을 흔들어 울음을 그치게 해 보려고 애를 쓴다. 잘 되지 않는다. 아기는 친정 엄마 손에 아기가 옮겨져 가고 꺄르륵하며 울음을 그치는 아기. 경험과 연륜을 무시 못하는 것 같다.


나는 내 아기를 돌보아 줄 친정엄마가 없다. 아기가 태어나면 우는 걜 안고 어쩔 줄 몰라하며 서 있을 내가 그려진다. 남편은 나만 바라보며 어떻게 좀 해보라는 표정일 것이고, 갑자기 엄마가 된 것도 놀라운데 노련하기까지 해야 하는 나는 가슴이 아릴 것 같다.


엄마가 없는 내가 엄마가 되면.. 어떨까....?


출산은 아마 동네에서 하진 않을 것 같다. 물리적으로 멀지만 십수 년간 내게 엄마나 다름없는 정서적 지지를 해주었던 스티비와 함께 할 계획이다. 간호사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선택 못할 각종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조언해 줄 것이고 아기 돌보는 법도 가르쳐 줄 것이다. 엄마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나의 나름의 심리적 대비라고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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