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대가리가 작은 것으로 주세요
난생처음 들어보는 콩나물 대가리 취향
아빠는 아침 운동을 마치고 일산시장 인근의 함바집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반찬을 산다던가 식재료를 산다던가 하고 집에 돌아온다.
풀 반찬이 고픈 나는 콩나물이나 시금치가 있어야 하는데 시금치는 요즘 너무 비싸고 결국 콩나물이다. 콩나물무침하라고 아빠가 시장에서 2천 원에 내 머리통만큼이나 되는 양의 콩나물을 사 가지고 왔다.
"나원참. 살다 보니 별걸 다 알게 되네"
"아빠 왜?"
"야. 너는 콩나물도 종류가 두 가지인걸 알고 있었냐? 콩나물 대가리가 작은 게 있고 큰 게 있다네."
"그런 게 있대? 나도 처음 들어봐."
"콩나물 대가리가 작은 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대가리가 큰 건 나이 든 사람이 좋아한단다. 콩나물 대가리 작은 걸로 사 왔다."
시장 아주머니 장사 경험에서 하는 말일 텐데 아빠나 나나 콩나물 대가리가 작든지 크든지 신경도 안 쓰던 사람들이었던 지라 콩나물 대가리에도 나이대별 취향이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황당스러웠다.
다음에 시장에 가면 주문할 때 그냥 <콩나물 주세요>가 아니라 <콩나물 대가리 작은 걸로 주세요>하고 말해봐야겠다.
그럼 나도 살림 좀 해본 사람 같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