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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선꽃언니 Sep 09. 2021

출근한 남편을 기다리는 마음

남편에 대한 애틋한 마음

남편의 회사는 두 달째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방지의 일환이다.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면 집에서 노트북을 켜고 오전 근무를 하다가 오후엔 스타벅스에 간다.


어쩌다 한 번씩 재택근무임에도 사무실 출근을 하곤 한다. 보통 출근하는 날은 퇴근시간이 많이 늦고 일이 많다. 오늘이 그날이다. 밤 열 시에 콜이 있어서 밤 열두 시에 퇴근하는 날.


남편이 집에 있으면 저녁도 챙겨주고 같이 얘기도 많이 해서 여전히 신혼 같은 우리를 느낄 수 있다. 남편이 재택근무를 할 때에는 퇴근하는 일곱 시에 저녁식사를 챙겨주고 여덟 시 정도에 헬스장에 보낸다. 돌아오면 콤부차 한잔을 챙겨주고 씻도록 한다. 이 일과가 끝나면 잠시 대학원 과제를 하도록 한 뒤 잠을 잔다.


출근하는 날은 남편에 대한 나의 관심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너무 바쁘니까 전화해도 짧게 통화해야 하고 일단 집에 늦게 들어오니 퇴근하고 오면 자기 바쁘다.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고 온 얼굴은 한층 늙어있고 지쳐있다. 나는 그게 너무 안쓰럽다. 때려치워, 할 수도 없다. 남편은 자기 일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라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오더라도 표정만은 밝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침에 출근한 남편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내면서 보고 싶네, 그립네, 하고 징징거렸다. 엄마가 떠나고 남편에게 심적 의지를 더 크게 하게 되어 고작 회사에 출근했을 뿐인데도 남편의 빈 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 빨리 퇴근해서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면 좋겠다.


출근한 지 몇 시간 안되었는데 남편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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