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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선꽃언니 Sep 11. 2021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고함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선플라워입니다.

오늘은 속상한 일이 있어서 글을 하나 남깁니다.


글을 쓴 지 이제 육 개월 정도 되는데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어주시고 공감과 위로를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항상 감사합니다.


다만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메일 말인데요.. 제가 생각보다 많은 메일을 받습니다.

내용은 비슷비슷한데요.

죽고 싶은 사람이다. 죽고 싶어서 별 방법을 다 생각해 봤다.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추락사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널 보면 내 부모(자식) 생각에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나는 자살 유가족이다. 같은 자살 유가족으로써 너도 잘살고 있으니 나도 잘살겠다.

제 글이 누군가의 위로가 된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추락사를 언급하며 제게 위로받았다는 말을 들으면 사실 좀 사려 깊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읽어주시는 분께도 공감이나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저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함도 있습니다.


자살이 아닌 사고(실족사)로 유명을 달리한 엄마에 대해 아픔을 가지고 있기에 아빠와 합가 하면서도 저층 아파트를 골랐고 높은 빌딩을 아직 잘 올려다보지 못합니다.


얼마 전에 펜트하우스라는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추락사로 사망하기에 스트레스를 받아 시청을 중단할 만큼 <추락>이라는 소재에 공포심과 괴로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탁드리건대 제게 추락사하고 싶다. 자살하고 싶다. 나는 자살 유가족이다. 하신 분들께서는 제가 위로를 드릴만큼 아물 때까지 제게 그런 말들은 삼가 주세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충격적인 사고에서 이제야 천천히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약물 복용을 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떠났어도 제 삶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남은 가족끼리 다독이며 살아가고 있고요.


이 시각에도 고통스러운 개인사로 힘든 분들께는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아직 아물지 못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더 큰 위로를 드리지 못함은 아쉽게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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