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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선꽃언니 Sep 23. 2021

새 마음 새뜻으로

연휴 끝났으니 의지 다잡기

"나는 뭔가 의지가 잘 안 생겨 요즘. 그냥 휴직을 좀 더 해버릴까 싶은 생각도 들어. 무엇을 위해 사는지 모르겠어."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말해봐."


"나는 oooo(내년 가을 시험)에 합격을 하고 싶어. 그리고 그전엔 진급시험을 합격하고 싶어. 좋아하는 건 필라테스. 살찐 거 빨리 원상 복구해야 근무복이 맞을 텐데 큰일이야."


"그것들을 네가 하고 싶은 거면 목표를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봐. 나는 이달엔 뭐해야지 하고 계획을 세워서 하잖아. 그 계획이 작아도 괜찮아. 하는 게 중요하니까."


"진급은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건 아닌 거 같아. oooo 합격하면 그만둘 텐데 꼭 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러워."


"그러면 휴직해버려. 그런데 너 만약 oooo합격 못하면 계속 다녀야 하는데 밑에 후배들 치고 올라오고 하면 스트레스 안 받을 자신 있어?"


남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연휴 동안 공부 손 놓고 있었는데. 진급시험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열심히 해도 모자를 때에 "진급이 의미가 있을까"를 생각하느라 의욕 저하를 겪고 있는 중이었다.


자기 전 우리가 나눈 짧은 대화가 나에게는 아, 이러고 살면 안 되겠다는 의지의 단초가 되었다. 일단 남편 따라 하기부터 시작하려는데 바로 "하는 둥 마는 둥 어쨌든 하기"


남편은 무계획인 듯 계획적으로 자기 일은 사부작사부작 잘하는 스타일이다. 지금도 풀타임 직장인을 하면서 MBA 수업도 듣고 있고 그에 딸린 온갖 과제와 시험을 치면서 골프도 배우고 있다. 그 틈틈이 내 살림살이도 도와주면서.


특징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하거나 한 가지에 매몰되지 않고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발만이라도 먼저 담가보는 것이다. 남편은 뭔가 화끈하게 한 가지만 파는 성격이 아니다. 여러 가지 해야 할 것이 있을 때 일단 시작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단계 단계 탑 쌓듯 처리해 마무리 짓는 과업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반면 나는 한 가지 일에 매몰되어 끝장을 볼 때까지 그것만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집요하게 하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은 대신 시간이 오래 걸려 장기 과업을 할 때 지치는 편이다.


이번만큼은 남편의 방법을 좀 따라 해볼까 싶다. 일단 시험 볼 과목을 꼼꼼히 못 봐도 정해진 분량만큼 한번 훑듯 전범위를 먼저 파악해 보려 한다. 오늘 시험과목 1의 1 회독을 마치는데 9월 마지막 날까지 2 회독하는 것이 목표다. 10월엔 시험과목 2를 준비할 생각이다.


건강관리에 관해서는 필라테스에 러닝머신 30분을 더할 계획이다. 아빠는 러닝머신을 하루 한 시간씩만 해 보라는데 한 시간씩 하면 내가 지칠 것 같고 30분이라도 보태서 체중관리를 해야겠다. 10월 말까지 감량목표 3kg.


근무복이 49~50킬로 일 때 맞춘 것이라 지금은 하의는 허벅지부터 안 올라가고 상의는 단추가 안 잠기는 상태다. 12월 말일엔 출근을 해야 하니 일단은 열흘에 1킬로 꼴로 줄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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