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의 감정선도 스토리 전개도 엉성하다. 그러나 이건 뮤지컬 영화고 개연성보다 보여지는 것( 드랙퀸이 나와 카터벨트를 차고 춤을 춰대니...)을 중점으로 한 한편의 쇼니까. 트란실바니아라는 외계 행성에서 온 트랜스 섹슈얼 프랭크 박사의 성에 젊은 재닛과 브래드 커플이 들어오면서 겪는 괴이한 이야기 정도로 간략 요약 가능하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느낌은 주로 드랙퀸 차림의 외계인 프랭크로 대변되는 성적 일탈로 나타난다. 친구의 결혼식이 끝난 교회 앞에서 풋풋하게 입 맞추며 결혼을 약속했던 커플은 프랭크의 성에서 괴상한 형태로 성적 해방을 맞는다. 70년대 스러운 컬러풀함과 엉성한 효과의 SF 장르(?)라는 주장대로 엉성한 전개를 기괴한 요소, 인간 만들기, 인간 화석화, 레이저 빔, 외계인 같은 소재로 뮤지컬 형식을 펼치며 크로스 드레싱과 sm코스튬을 끼얹은 난잡스러움은 70년대의 급격한 문화적 변화와 그 안의 젊은이들이 겪는 혼란을 상징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자의가 아니라지만 프랭크의 성에 들어간 인간들은 모두 카터벨트를 입고 춤을 춘다. 방문객 커플의 은사이자 혼전순결을 주장하고 자신의 조카가 불량배라는 이유로 글러먹었다고 못마땅해하던 스캇 박사마저 상반신은 그대로인 채 하반신은 카터벨트에 스타킹을 신고 움직인다. 도덕군자 인척 하던 기성세대 역시 하반신만은 어쩌지 못하는 위선자라는 의미일까? 그는 프랭크를 죽이려는 마젠타 남매에게 프랭크가 죄를 저질렀으니 죽여줘서 고맙다고 하지 않나 찾아다니던 조카 에디가 죽었음에도 본디 불량배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식으로 말한다.
프랭크 박사라는 모든 소동의 근원인 외계인은 또 어떤가. 외계인이라더니 역시 인간의 도덕 따위는 알지도 못한다. 여장하고 마약 하는 것뿐 아니라 성적으로 이용할 피조물을 만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전 연인인 에디를 죽이고 재닛과 브래드 사이에 끼어든다. 거기다 죽은 에디의 고기를 삼촌인 스캇 박사를 포함한 모두에게 먹인다.
사실 이 영화는 '그들은 렌튼 헤이츠에서 왔다'라는 제목의 희곡으로 70년대 당시 영국에서 인기 있던 글램록 장르의 뮤지컬로 만들려고 각색했다.그래서 음악과 서브 컬처에 관한 패러디와 상징이 많다. 리젠트 머리를 하고 오토바이에 탄 모습으로 나타나는 에디는 실패한 50년대 문화에 대한 상징, 프랭크는 70년대의 쾌락주의의 상징이다. 가사 중에도 50년대의 광고 카피와 50년대 SF영화 패러디가 들어있다. 이 영화 역시 후대의 서브컬처, 펑크, 고스, 뉴웨이브 문화 등에 영향을 미치며 문화코드로서 다시 등장하게 된다.
그런 맥락에서해방의 상징인 프랭크는 앞서 언급한 줄거리에서 보이듯이 이질적이고 잔인하다. 하지만 그가 죽고 성이 외계로 돌아가자 남겨진 인간들은 땅을 기어 다니며 혼란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짧은 공중부양은 기어 다니도록 내동댕이 처짐으로 끝난다는 걸 확대해서 해석하자면 아마 당대 젊은이들의 문화적 혼란과 일탈이 가져온 해방감의 끝에는 허무한 절망이 남아있었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